[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 한국의 국제철도협력기구(OSJD) 정회원 가입 여부가 안갯속이지만 우리 정부 대표단은 여전히 기대감을 버리지 않고 있다.
북한이 한국의 가입에 대해 반대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시간이 많이 남았고 북한의 대표자가 아직 도착하지 않았기 때문에 흐름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 현지의 분위기다.
여형구 국토교통부 제2차관 등 우리 정부대표는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철도협력기구(OSJD) 장관회의에 참석해 한국의 숙원사업 중 하나인 OSJD 정회원 가입을 위해 각국 대표단과 접촉하는 등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여 차관은 3일 아시아경제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이)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기대를 걸고 있다"면서 "아직 북한의 대표자가 이곳에 도착하지 않았기 때문에 남북 대표자간 접촉은 없었고, 실무자간 접촉이 있었지만 뭐라고 밝힐 만한 내용이 나온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여 차관은 또 "오늘쯤 북한의 대표자가 도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누가 올지는 알 수가 없다"면서 "회의일정에 틈이 없지만 상황을 봐서 (남북대표자 접촉을)시도해보겠다"고 덧붙였다. 북한 대표로 전길수 철도상이 올 것으로 보도가 됐지만 실제로 어떤 인물이 대표자로 참석할지는 예측이 불가능한 상황이어서다.
이번 몽골 OSJD 장관회의는 어제와 오늘 예비회의를 갖고, 4일~5일은 전체회의를 여는데 '한국의 OSJD 정회원 가입' 안건이 이번 OSJD 장관회의 제1 안건이어서 4일 전체회의에서 가장 먼저 논의돼 결정될 예정이다.
OSJD 정회원 가입은 28개 회원국들의 만장일치로 결정되기 때문에 나머지 27개 회원국이 모두 찬성표를 던져도 북한이 반대하면 안건은 부결된다.
북한의 반대이유가 불분명한 것도 우리에겐 긍정적이다. 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북한은 "아직 철도망도 연결되지 않았는데 너무 서두른다", "지금 가입해봤자 열차가 당장 움직일 상황도 아니다" 등의 반대이유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는 북한이 반대하기 위한 명분으로 사용한 단순한 핑게일 뿐이라는 것이 정부의 판단. 남북철도망은 극히 일부만 연결하면 될 정도의 완성 단계다. 정부 관계자는 "접경지대의 극히 일부 구간만 연결하면 북한의 신의주와 나진을 거쳐 유라시아까지 나아갈 수 있는 준비를 이미 마친 상태"라고 말했다.
지난 2003년 OSJD 정회원 가입을 추진했으나 당시 북한의 반대로 좌절된 쓰라린 경험이 있는 우리로서는 지난 4월 체코 프라하 OSJD 사장단 회의에서 한국의 정회원 가입안건이 북한 묵인하에 만장일치로 장관회의 의제로 채택되자 그 어느 때보다 가입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른 우리 정부의 움직임도 적극적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국제철도협력기구(OSJD) 서울회의 축하영상을 보내 "유라시아의 평화와 공동번영을 위해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제안했다"는 사실을 공개하며 OSJD의 발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하기도 했다.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도 최근 독일 라이프찌히에서 개최된 교통장관회의인 '국제교통포럼(ITF)'에 참석해 한국의 OSJD 가입을 지지해 달라고 요청하는 등 범정부 차원의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상황.
국토부 관계자는 "결과를 예단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OSJD 정회원이 되면 남북한 철도연결은 물론, 유라시아 대륙으로의 진출도 시간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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