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조사 결과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서울 사는 A(34세ㆍ남)씨는 흔히 말하는 칠포세대다. 대학 졸업 후 취업에 계속 실패하면서 연애·결혼·출산·집·꿈·인간관계·희망을 포기했다. 그래서 그는 독립하지 못한 채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다.
서울서 출생한 20~30대 청장년층 미혼자 중 70%가 넘는 사람들이 A씨처럼 다 큰 후에도 부모로부터 독립하지 못하는 '캥거루 세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서울시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0년 기준 서울 사는 25~34세의 청장년층의 30.9%만 기혼이고 미혼자는 68.2%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 출생 미혼자들 중 27.6%만이 단독 가구로 살고 있으며, 나머지 72.4%는 부모 등 가족과 함께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년전 초혼 연령이 27~29세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은 10년 전이면 모두 부모로부터 독립할 나이지만 2014년 현재는 아직 부모 품을 떠나지 않고 머무르는 '캥거루 세대'인 셈이다.
한편 2014년 말 현재 주민등록인구를 기준으로 서울의 청장년층 인구는 166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16%다. 이들 중 55%는 사무ㆍ전문직 종사자며, 이어 판매직(11.6%), 서비스직(10.9%), 주부(10.3%),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5.1%), 학생(4.7%), 기능직(2.6%), 기타(5.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주로 단독주택(40.5%)과 아파트(37.8%)에서 전세(37.3%)나 보증부 월세(29.7%)로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세값의 상승 등에 따라 월세의 비율이 2009년 12.8%에서 지난해 23.7%로 높아졌다. 자가의 비율은 32.0%로 5년전 36.1%에 비해 많이 감소했다.
청장년층의 초혼 연령은 2000년 남 29.7세, 여 27.3세에서 2013년에는 남 32.6세, 여 30.4세로 각각 늦춰졌다. 젊은이들이 13년전에 비해 약 3년 정도 더 늦게 결혼한다는 얘기다.
특히 청장년층들의 개인화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각종 모임 등 사회적 연결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지에 대한 조사 결과 청장년층 10명 중 2명(22.3%) 정도가 어떤 활동에도 참여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2013년보다 1.1%p가 많아진 수치다. 자원봉사 활동 참여율도 유경험자가 2013년 17%에서 1년새 9.6%로 줄었고, 경험없다는 답변은 같은 기간 83%에서 90.4%로 급증했다.
청장년층의 사회적 연결 통로는 동창회ㆍ동창모임(56.9%)이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친목회ㆍ친목계(24.8%), 각종 동호회(16.7%), 인터넷 커뮤니티(16.1%), 종교단체(10.2%), 지역모임(5.2%), 자원봉사단체(1.4%) 등으로 나타났다. 시민단체(0.5%), 노조 및 직능단체(0.6%), 정당(0.1%) 등은 미미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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