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정부 등 보안 중요한 기관에서 블랙베리 선호
디자인·보안 외에 내세울 '한방'은?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실적 악화로 블랙베리가 인력감축에 나섰지만 당장 스마트폰 사업을 접을 뜻이 없음을 시사했다.
24일(현지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와의 인터뷰에서 존 첸 블랙베리 CEO는 "스마트폰 사업으로 다시 수익을 창출하겠다"고 보도했다. 그는 보안이라는 강점을 활용해 스마트폰 사업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2013년 말 존 첸 대표가 블랙베리 대표를 맡은 이후, 블랙베리는 일반 소비자보다는 정부나 기업을 상대로 한 B2B사업에 치중해왔다.
그러던 와중에 블랙베리의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바닥을 쳤다. 블랙베리는 지난 1분기 160만대를 판매하는데 그치며 0%에 가까운 점유율을 기록했다. 애플이 6120만대를 판매한 것과 엄청난 차이다.
다소 절망적인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블랙베리가 스마트폰 사업을 이어가려는 이유는 '보안'에서 찾을 수 있다. 첸 대표는 블랙베리의 보안을 내세워 휴대폰 사업으로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블랙베리 휴대폰은 군이나 정부 처럼 보안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기관에서 많이 쓰이고 있다. 블랙베리는 아이폰이나 안드로이드같은 기기에 보안 서비스의 뼈대를 제공하고 있다.
첸 대표는 "블랙베리 폰은 가장 보안이 뛰어나며, 고도의 보안이 필요한 고객들은 여전히 블랙베리 폰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아이폰의 보안을 더 강하게 만들 순 있지만 블랙베리만큼 보안을 만들 순 없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블랙베리의 고객층은 일반 소비자용 휴대폰 시장에서는 아주 작은 부분에 그친다는 점이다. 첸 대표도 블랙베리의 강점인 '보안'을 어떻게 강조할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무엇보다 디자인에 집중해야겠지만 결국 가장 큰 부분은 제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실적으로 블랙베리가 재기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HTC나 모토로라 같은 대형 제조사들도 훌륭한 휴대폰을 만들어냈지만 아이폰이나 삼성만큼의 판매고를 달성하지 못했다. 첸 대표는 보안을 강조하는 제조사들의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지만 다른 승부수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못했다.
한편 지난 23일 블랙베리는 전세계 직원수를 줄이면서 기기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응용 사업을 통합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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