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시오브클랜 등 게임 3개로 1조8500억원 번 '슈퍼셀'
일카 파나넨 CEO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정신이 성공 비결"
[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 "1년 내에 실패보다 성공이 많다면 경영자로서 나는 직원들에게 실망할 것이다. 그것은 모험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일카 파나넨 슈퍼셀 최고경영자)
실패를 하면 오히려 샴페인을 터뜨리는 회사가 있다. 게임 3개로 지난해 17억달러(약 1조85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핀란드의 게임회사 슈퍼셀 얘기다.
일카 파나넨 슈퍼셀 최고경영자(CEO)는 20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지털플라자에서 열린 12회 서울 디지털 포럼에서 슈퍼셀의 성공 비결을 소개했다.
슈퍼셀은 2011년 5명의 개발자가 핀란드 헬싱키의 작은 사무실에서 시작했다. 5년이 지난 지금 '클래시오브클랜', '헤이데이', '붐비치' 등 단 3종의 게임으로 지난해 17억달러(약 1조852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직원 한 명당 벌어들인 돈만 약 120억원이다. 미국의 경제전문 매체 포브스는 슈퍼셀을 "역사상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게임 제작사"라고 소개한 바 있다.
파나넨 CEO는 슈퍼셀의 성공 비결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정신을 꼽았다. 그는 "흥행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는 위험 감수는 필수적"이라며 "완벽한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는 수없는 모험을 해야한다"고 했다.
슈퍼셀에서는 프로젝트가 실패했을 때 직원들이 모여 파티를 연다. 실패를 통해서 교훈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축하하는 자리다. 최근에도 '스푸키팝'이라는 게임이 상용화에 실패해 케이크를 나눠먹는 행사를 열었다. 파나넨 CEO는 "실패는 즐겁지 않지만 그것을 통해 교훈을 배울 수 있다"며 "다들 모여서 실패의 원인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경험을 공유하는 자리를 열고 있다"고 했다.
슈퍼셀은 이런 환경을 만들기 위해 누구든지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환경을 갖췄다. 수직적인 위계질서에서는 자유로운 생각을 내세울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슈퍼셀에서는 주요 결정을 소비자와 가장 가까운 평직원이 내리고 있다. CEO는 구체적인 결정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환경만 제공한다는 원칙이다. 파나넨 CEO는 "직원들에게 가장 힘이 없는 CEO를 만들어달라고 부탁한다"며 "의사결정은 특정 사안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팀원이 자체적으로 내리는 것이 더 옳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같은 문화는 국내 마케팅을 담당한 슈퍼셀 서울 지사에서 확인할 수 있다. 슈퍼셀은 TV광고 등 마케팅 전반을 서울 지사에 위임했다. 서울 지사에 있는 6명의 직원이 클랜시오브클랜의 마케팅 방법을 선정한 것이다. 파나넨 CEO는 "한국 지사는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슈퍼셀의 문화를 잘 보여준다"며 "마케팅의 방법에 대해 구체적인 지시를 내린 것은 거의 없다"고 했다. 다만 슈퍼셀은 오랜 기간동안 사람들의 머리속에 남을 수 있는 고품질의 광고를 제작하라는 지침만 내렸다고 한다.
이를 위해 슈퍼셀은 꼼꼼한 기준을 두고 인재를 채용하고 있다. 파나넨 CEO는 "불가능한 것에 도전하는 도전정신과 어느 순간에도 안주하지 않을 열정, 스스로 일을 찾아서 하는 적극성을 갖춘 사람을 채용한다"며 "최고의 인재가 최고의 게임을 만든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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