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현행 국민연금 수령액은 평균소득의 40%수준을 받을 수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어떻게 이것이 가능했을까?
현재 국민연금은 기준소득의 9%를 보험료로 납입하도록 하고 있다. 직장인의 경우 4.5%만 내고 나머지 4.5%는 회사가 부담하도록 하고 있고 지역가입자는 9% 모두를 내야 하는 방식이다. 일생동안 평균소득이 300만원인 경우 매월 27만원(직장인은 13만5000원)을 납입하는 식이다.
하지만 각각의 수령액은 전체 가입자의 평균소득액에 따라 달라진다. 소득재분배를 위해 소득이 많았던 사람은 수령액이 줄어들고, 소득이 적었던 사람은 수령액이 늘도록 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생애평균 소득이 전체 국민연금 가입자의 평균 또는 그 이하에 해당하는 사람은 오래만 살 수 있다면 보험료 납입액 보다 훨씬 많은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구조다.
국민연금 가입자의 평균소득이 300만원이라고 가정하고 평생 연평균 소득이 300만원인 직장인의 경우를 살펴보자. 이 사람은 40년간 소득 300만원의 4.5%인 13만5000원을 보험료로 낸다.(물론 회사는 이만큼의 금액을 부담해야 한다) 이후 국민연금 수령시점이 되면 자신이 평균소득 300만원의 40%인 120만원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물론 받는 돈은 물가에 따라 금액이 인상된다.) 은퇴 후 오래만 살 수 있다면 국민연금은 꽤 쏠쏠한 노후보장 수단이 되는 것이다.
물가 등의 변수를 제외하고 40년간 매월 27만원(회사부담 포함)을 국민연금으로 낼 경우 납입하는 총 보험료는 1억2960만원이다. 이후 65세가 되면 소득대체율 40%를 적용할 경우 국민연금으로 매달 120만원씩 받게 된다. 국민연금을 수령한 뒤 20년간 살 경우 받게 되는 돈은 2억8800만원이다.(물론 이같은 계산은 물가와 소득재분배 등이 반영되지 않은 채 단순화한 금액이다)
낸 돈에 비해 수령액이 많은 국민연금은 어떻게 가능했을까?
기본적으로 연금은 수급자들의 보험료와 함께 이 보험료를 운영해 발생한 운영수익으로 지급된다. 현재 국민연금은 나가는 돈보다 들어오는 돈이 많은 구조다. 2013년을 기준으로 국민연금 가입자는 2074만명, 징수 보험료는 약 31조원이다. 반면 이해애 보험료로 나간 돈은 약 363만명에 13조1000억원 뿐이다. 2013년을 기준으로 누적 국민연금 징수액은 331조원인데 지급된 돈은 91조1000억원이다.
하지만 이같은 구조는 일시적이다. 국민연금공단 추산에 따르면 2043년부터는 국민연금은 더 이상 쌓이지 않고 . 1988년 도입된 연금제도가 성숙화 될 뿐만 아니라 인구구조 역시 고령화됐기 때문이다. 국민연금공단은 2043년 국민연금 기금이 2561조원까지 늘지만 이후부터는 줄기 시작해 2060년쯤 적립된 기금이 모두 소진될 것으로 내다봤다.
더욱이 금융위기 이후 기금운용수익률도 떨어졌다. 이 때문에 감사원은 국민연금 기금 소진기간이 2060년보다 더 앞당겨질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국민연금 고갈시기는 1998년과 2007년 급여수준을 낮추거나 수급시기를 늦추는 방식으로 줄였다.
더욱이 국민연금 명목소득대체율은 40%지만 실질적으로는 가입자 평균기간이 길지 않아 실질적으론 23%에 불과하다. 40% 수령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40년간의 국민연금을 내야 하지만 실질적으로 이같인 직장생활을 하는 근로자는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복지부 조차도 2020년이나 2030년이 되도 개인 연금 수급액은 명목소득의 20%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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