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네팔 대지진으로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9층짜리 다라하라 탑이 완전히 무너졌다. 8층에 전망대가 있어 관광객이 많이 찾던 이곳에서 안타깝게도 180명이 잔해에 파묻혀 숨졌다.
지진으로 인해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이 피해를 입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3년 이란에서 일어난 대지진이 대표적이다.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유적도시 밤(Bam)을 덮친 지진은 이 지역 대부분을 파괴했다. 당시 사망자만 2만6000여명에 달했고 대부분의 건물이 흙벽돌로 지어져 있어 피해가 더 컸다.
2008년 중국 쓰촨성에서 발생한 대지진 때는 2200여년전 건설된 대수로로 유명한 두장옌시가 큰 피해를 입었다. 두장옌시에 건설된 대수로 유적지 문화재 일부도 파손됐다. 두장옌은 전국시대인 기원전 256년 관개수로와 둑 등이 만들어졌으며 유네스코는 "고대인의 뛰어난 제방 기술을 엿볼 수 있다"는 이유로 이곳을 2000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한 바 있다.
인도네시아 자바섬 족자카르타주를 덮친 2006년의 지진은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힌두교 사원인 프람바난 사원에 피해를 입혔다. 석조물 일부가 무너지고 유물들도 손상됐다.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인 프람바난 사원은 기원전 850년 건축됐으며 1918년부터 재건이 시작됐다.
우리나라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 지진으로 사라진 사례도 있다. 조선왕조실록은 임진왜란 이후 태백산, 적상산, 오대산, 강화도 사고 등 4곳에 분산돼 보관됐는데 이중 오대산 사고본은 1913년 데라우치 조선총독이 도쿄대로 반출했다가 1923년 관동대지진 때 일부만 남기고 소실됐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