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네팔의 수도 카트만두를 강타한 대지진으로 사망자 수가 2500명에 육박했다.
26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네팔 재해대책본부는 전날 발생한 규모 7.8 지진으로 26일 오후 6시(현지시간) 현재 사망자 2430명, 부상자 6000여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날 규모 6.7의 강력한 여진이 카트만두 동북쪽에서 발생하는 등 이틀째 규모 4.0~6.7의 여진이 수십 차례 이어지고 있어 피해자 구조 작업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부상자 수가 많아 사망자 수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네팔 국방부는 사망자 수가 5000명에 이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엔은 이번 지진으로 낡은 건물들이 무너지고 전기와 수도가 끊기는 바람에 네팔에서만 660만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했다.
외국인 피해자 가운데 한국인 사망자는 아직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부상자는 카트만두 북쪽 70㎞에 있는 어퍼 트리슐리 지역에서 근무하던 한국인 건설업체 직원 1명과 카트만두 북쪽 샤브로베시를 여행 중이던 50대 부부 등 모두 3명으로 집계됐다.
에베레스트에서도 지진 여파로 대규모 산사태가 발생해 적어도 19명이 숨지고, 61명이 다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4월 에베레스트 눈사태로 네팔인 가이드(셰르파) 16명이 사망한 것을 뛰어넘은 역대 최악의 참사다. 지진 당시 에베레스트 주변 3개 캠프에는 등반객과 셰르파가 1000명 있었으며, 수백 명이 여전히 산에 갇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네팔에서는 이번 지진이 1만70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던 1934년 대지진 이후 최악의 참사로 기록됐다. 피해의 심각성을 인식한 주변국들의 지원과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 100만달러(약 10억여원) 규모의 긴급 지원을 제공키로 했다. 미국도 초기 구호자금으로 100만달러를 보내고 추가 지원을 약속했다. 이웃 국가인 인도는 재난구호대원 285명과 의약품과 식량, 텐트 등 구호물자 43t을 실은 군용기 13대를 급파했다. 유럽연합(EU)과 독일, 스페인, 프랑스, 러시아, 이스라엘, 일본 등의 세계 각국도 지원을 약속했다. 적십자, 옥스팜, 국경 없는 의사회, 크리스천 에이드 등 국제 자선단체 또한 네팔로 대원들을 급파하고 있다.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은 "이번 지진으로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고 대체 불가능한 문화 유적의 손상이 있었다"며 깊은 유감을 표했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교황청 국무원장인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의 이름으로 네팔가톨릭에 보낸 전보를 통해 강력한 지진으로 희생된 이들을 애도하고 유가족을 위로했다.
이번 지진은 한 달 전 프랑스의 한 연구팀이 정확히 예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BBC뉴스는 프랑스 CEA 연구기관의 로랑 볼랭저와 그의 동료들이 지난달 네팔에서 벌인 현장조사를 통해 지진의 역사적 패턴을 발견하고 이번 지진이 일어난 곳과 정확히 일치하는 지역에서 큰 지진이 일어날 것임을 예측했다고 전했다. 연구 결과는 2주 전 발간된 네팔 지질학회지에도 실렸다.
연구팀은 이번 대지진 참사에 대해 "초기 계산 결과들은 지난 25일 발생한 규모 7.8의 지진으로 단층 내 의력이 모두 소진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면서 "앞으로 수십 년 내 이번 지진 발생 지역의 서쪽이나 남쪽에서 또 다른 대지진이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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