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신용, 자산가격 등 지표 기준으로 금융사이클 그려보니, 다섯번째 '확장기'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우리나라가 현재 금융사이클 상 확장기에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986년 이후 총 다섯차례의 금융사이클을 겪었고 현재는 '제 5순환기'의 확장기에 위치해있다는 것이다.
20일 한국은행 박양수 금융안정국 부장, 이정연 과장은 '우리나라의 금융사이클 측정'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우리나라는 2010년 4분기 이후 금융확장기에 진입해 있고 정부의 가계빚 대책 영향으로 주춤하다가 2012년부터 금융사이클 상 확장국면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금융사이클은 금융변수들의 종합적인 순환변동을 뜻한다. 지금까지는 금융사이클은 실물의 그림자로서 '금융의 경기 순응성'이 나타난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지만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금융사이클과 실물사이클이 별개로 움직일 수 있다는 진단이 주목받아왔다.
한은은 이에 착안해 국제결제은행(BIS)이 금융사이클 후보지표로 제시했던 실질 민간신용 총량, 민간신용/국내총생산(GDP) 비율, 부동산, 주식 등 실질자산가격과 비핵심부채 비중, 경상수지적자/GDP 등을 바탕으로 금융사이클 종합지표를 만들었다.
박양수 부장은 "금융사이클과 실물 사이클이 같이 움직이면 거시건전성정책과 통화정책이 함께 이뤄질 수 있지만, 반대로 움직인다면 두 정책의 적용방법도 달라진다"면서 "2008년 3분기 이후 두 지수간의 상관관계가 반대로 나타나는 경향이 있었던만큼 금융사이클을 제대로 분석해 통화정책과 거시건전성 정책 간 조화적 운용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 결과 금융사이클 지수와 실물경기(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 간의 상관관계가 약화되는 흐름이 실제로 감지됐다. 2008년 3분기 이후 두 지표간의 상관관계는 -0.7503으로 서로 반대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커졌다. 동조화지수도 0.44로 전체기간(0.4609)에 비해 낮아졌다.
한은은 이 보고서에서 "두 사이클 간 괴리가 관측되고 있다"면서 "여러 정책당국자들이 금융사이클 국면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적절한 정책조합을 선택하기 위해 상호 협력 메커니즘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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