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과학을 읽다]'사랑의 호르몬' 발견…사랑이란?

시계아이콘01분 42초 소요

뉴욕대 연구팀, 쥐 실험통해 옥시토신 역할 규명

[과학을 읽다]'사랑의 호르몬' 발견…사랑이란? ▲어미쥐가 새끼 쥐를 물어 새 둥지로 옮기고 있다.[사진제공=뉴욕대]
AD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사랑의 호르몬은 있을까요. 4월이면 '사랑'이란 말이 가슴 저리게 느껴집니다. 가슴이 멍하기도 하고 아프기도 하죠. 특히 16일 오늘은 말이죠. 이 세상에서 가장 고귀하고 숭고한 것 중의 하나는 '사랑'이지 않을까요. 사랑은 모든 생명체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보편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인간이든 동물이든 식물이든 제 새끼를 감싸고 주변의 다른 생명체를 배려하는 것, 그것이 사랑의 시작이자 끝입니다.

뉴욕대 연구팀이 '사랑 호르몬'의 기능을 쥐 실험을 통해 밝혀내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네이처지에 게재된 이 논문은 해외과학매체인 사이언스지 등이 비중 있게 보도했습니다. 획기적 발견, 새로운 사실을 밝혀낸 논문 등 학계에서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많은 다른 포유류처럼 새끼 쥐들도 어미의 관심을 받기 위해 많이 웁니다. 인간도 마찬가지죠. 어린아이는 울음을 통해 엄마의 관심을 받고 엄마도 아이의 울음에서 무엇이 필요한지 파악하게 됩니다. 울음은 '어미와 새끼'의 가장 기본적 소통방법 중의 하나가 아닐까요.

새끼는 울음을 터트리는데 사실 어미들이 이 같은 새끼들의 울음소리를 본능적으로 인식하지는 못합니다. 천천히 배워야 하는 것이죠.


연구팀은 뇌하수체후엽호르몬 중의 하나인 옥시토신(oxytocin)이 '사랑의 호르몬'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옥시토신이 어미 쥐의 뇌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이해하기 위해 연구팀은 암컷 쥐들이 고통스러운 새끼 쥐들의 울음소리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살펴봤습니다.


새끼 쥐들은 둥지로부터 떨어지면 초음파 울음소리를 냅니다. 어미 쥐는 가끔씩 새끼들을 새 둥지로 옮기는데요. 이는 포식자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행동의 일종입니다. 어미 쥐가 새끼 울음소리를 들으면 잃어버린 새끼 쥐에게로 달려가 물어 둥지로 데리고 왔습니다.


다른 과학자들은 어미 쥐의 경우 자신의 새끼가 아닌 다른 새끼 쥐의 울음소리도 듣는 것으로 밝혀냈습니다. 반면 처녀 암컷 쥐들은 이런 소리를 거의 듣지 못했습니다. 도움을 요청하는 새끼 쥐들의 울음소리에 관심이 없었고 무시하기 일쑤였죠. 놀랍게도 이런 처녀 암컷 쥐에게 옥시토신을 주입하자 울고 있는 새끼 쥐들을 물어왔습니다. 되찾아 온 것이죠.


이번 연구를 이끈 로버트(Robert Froemke) 신경과학자는 "옥시토신이 처녀 뇌를 엄마 뇌로 바꾸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 걸까요. 연구팀들은 다른 연구를 통해 새끼 쥐의 울음소리가 어미 쥐의 청각피질에 저장된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청각피질은 소리과정을 조절하는 곳이죠.


청각피질은 좌우로 나눠져 있습니다. 좌우의 청각피질에서 연구팀은 그동안 알려져 있지 않았던 옥시토신 수용기와 옥시토신을 만드는 뉴런을 발견했습니다. 또 우측보다는 좌측 청각피질이 옥시토신을 풍부하게 받아들이는 것을 규명했습니다. 로버트 박사는 "마치 인간 뇌 구조와 비슷하다"며 "대부분의 사람들도 좌뇌가 언어를 조절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 연구팀은 약물을 투입해 이런 좌측 청각피질의 기능을 방해했을 때 어미 쥐는 고통스러운 새끼 쥐의 울음소리를 무시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또 처녀 암컷 쥐의 좌측 청각피질에 옥시토신을 주입했을 때 그렇지 않은 암컷 쥐보다 훨씬 빠르게 울고 있는 새끼 쥐를 되찾아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옥시토신이 어미 쥐들이 새끼 쥐들의 고통스러운 울음소리는 물론 새끼 쥐들에 더 많은 관심을 나타내게 하는 '사랑의 호르몬'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파악한 것이죠. 옥시토신에 대한 이번 연구는 관련 학계에서는 획기적 발견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옥시토신이 청각피질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은 물론 이번 연구결과를 응용하면 자폐증이나 산후 우울증에 대한 보다 나은 치료제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