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코스피가 2100선을 뚫고 코스닥은 700선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도 기관의 매도세가 계속 이어지면서 주로 외국인 수급에 의존하고 있는 증시의 급격한 변동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외국인 수급이 갑자기 빠질 경우 급락할 가능성도 그만틈 높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펀드 환매를 중심으로 이뤄졌던 기관의 매도세가 점차 꺾이고 있고 글로벌 유동성 랠리도 점차 강화되고 있기 때문에 코스피와 코스닥의 추가 상승세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유동성 유입이 국내 증시 투자주체들의 유동성 선순환구조를 유지시키면서 증시 강세가 더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 최근 증시 활황의 일등공신은 수급측면에서 보면 결국 외국인이다. 금주 들어서만 코스피시장에서 1조원 가까운 순매수를 기록하고 있는 외국인은 현재 강한 상승흐름을 이끌어주고 있다. 이와 반대로 투신권을 중심으로 한 기관 순매도 움직임이 상승폭을 제한시키고 있어 기관의 움직임도 중요하다.
외국인들이 이번주 1조원 가까이 코스피 시장에서 순매수하는 동안 기관은 7777억원 순매도했고 이중 투신권에서만 5586억원 규모의 순매도 물량이 쏟아져나왔다. 이와같은 상황이 지속되면서 기관의 매도세가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지에 대한 의문도 커지고 있다.
일단 투신권의 수급부담과 관련해 먼저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은 주식형펀드의 유출입이다. 수년간 박스권 장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지수 상승은 펀드 환매와 연결됐고 박스권 하단 근저시 펀드자금이 유입되는 흐름이 반복적으로 진행돼왔다. 최근에도 마찬가지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2월말~3월초 65조원대 머물던 국내 주식형펀드 설정 잔액은 현재 61조7000억원 수준까지 감소했다.
하지만 최근 긍정적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펀드환매 속도가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3월 중후반으로 접어들며 1300억원에 달했던 일평균 주식형펀드 설정잔액 감소속도가 지난 13일 현재 470억원으로 둔화됐다. 이는 투신권 매도세의 주된 요인이었던 펀드환매의 클라이막스가 지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와함께 펀드들 자체적인 주식매수여력도 어느정도 확보됐고 이미 상당수준까지 올라간 대차잔고로 인해 기관들의 숏커버 물량 유입 또한 기대해볼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러므로 대차잔고가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에서 형성되어있고 향후 이익사이클 개선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종목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이러한 기준을 적용한 결과 산출된 종목들은 OCI, GS건설, 한진해운, 파트론, 한화케미칼 등이다.
◆송흥익 KDB대우증권 연구원= 연초 이후 현재까지 글로벌 증시 상승에 따라 커진 유동성이 국내증시로 유입되기 시작하면서 국내증시의 유동성 랠리가 지속되고 있다. 연초 이후 외국인은 코스피 대형주를 3조8000억원, 중소형주를 7560억원 순매수했고 코스닥은 710억원 순매도했다.
이러한 외국계 자금 움직임에 기관과 개인 등 국내 증시 투자주체들간 유동성 선순환 구조가 유지되고 있다. 외국인은 코스피를 순매수하고 코스닥을 팔고 기관은 코스피 대형주를 팔고 중소형주를 순매수하고 있으며 개인은 코스피 대형주와 중소형주를 팔고 코스닥을 순매수하고 있다.
대외적인 유동성 상황도 좋아지고 있다. 유럽과 일본, 중국이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인플레이션 기대가 상승해 각국 중앙은행이 제시한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달성할때까지 유동성 랠리는 계속될 전망이다. 이런 유동성 장세 속에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업종은 향후 이익증가가 예상되는 업종들이다.
이에따라 크게 네가지 투자전략이 나온다. 첫째는 중국소비관련주인 화장품과 여행, 호텔 등 업종에 투자하는 것이다. 중국소비관련주의 올해 평균 매출액 성장률전망은 20.4%이며 영업이익 증가율은 39.5%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에 현재 가격이 이미 높은 상황이지만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처로 판단된다.
또 하나는 제약 및 바이오 등 글로벌 신성장 산업이다. 특히 나스닥 시장에서 미국 바이오주가 핵심 주도주로 성장세를 타고 바이오 신약 수요 증가에 따라 국내 시장에도 주가 상승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와함께 유동성 랠리 상황에서 수혜가 예상되는 증권과 건설, 국제유가 수혜가 예상되는 화학주 등 실적 상향이 기대되는 업종들도 유망하다. 마지막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은 자산가치 대비 저평가되고 있는 조선, 화학 등 업종에도 관심을 가질 시기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