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호 "대면채널 부재로 인한 리스크 관리해야"
본인·실명 확인·적용법령 등 논의 대상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인터넷전문은행이 국내에 정착하기 위해서는 비즈니스 모델의 차별화가 필수적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인터넷뱅킹 서비스가 발달된 만큼 설립 주체의 특성을 반영한 모델을 발굴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병호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16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한국형 인터넷전문은행 도입방안 세미나'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한국형 인터넷전문은행 도입방안'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우리나라는 기존 은행들의 인터넷뱅킹 서비스가 매우 우수해 인터넷뱅킹으로의 특화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주주 특성이나 제휴관계 등을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의 차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 연구위원은 과거 HSBC와 KDB가 인터넷전문은행과 비슷한 개념인 '다이렉트 뱅킹'을 도입했다 실패한 사례를 언급했다. 해외의 경우 미국은 자산관리, 일본 지급결제, 유럽 방카슈랑스 등 지역별로 특수성에 맞게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고 있다.
대면채널 부재로 인한 리스크 관리도 과제로 꼽았다. 서 연구위원은 "인터넷전문은행은 대면채널 부재로 인한 고유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관리하지 않으면 지속 가능한 영업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인가 시 구체적 리스크 관리 계획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분석해야 한다"고 전했다.
또 은산분리 규정을 완화할 경우 대주주에 대한 규제·감독 강화와 다단계방식의 비대면 실명인증 허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서 연구위원은 인터넷전문은행 도입에 앞서 논의해야 할 쟁점으로 ▲본인·실명 확인 ▲적용법령 ▲진입 ▲업무범위 ▲건전성 감독 등을 꼽았다.
본인·실명 확인의 경우 현재 우리나라는 대면확인 의무가 없지만 유권해석을 통해 대면확인을 의무화하고 있다. 서 연구위원은 "독일 등을 제외한 해외 주요국은 대부분 비대면 실명인증을 조건부로 허용하고 있다"며 "인터넷전문은행의 주요 경쟁력이 점포 비용의 절감을 통한 고객친화적 가격의 제공이라는 점에서 실명확인 업무위탁도 해당은행의 비용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인터넷전문은행과 관련한 특별법을 제정할 경우 사회적 비용이나 특혜시비가 예상되지만, 은행법을 적용할 경우에는 ICT기업의 참여를 배제하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언급했다.
서 연구위원은 "인터넷전문은행이 도입되면 비용절감과 새로운 서비스의 개발에 따른 소비자 효용 증대, 은행산업의 경쟁 촉진 등이 가능하다"면서도 "초기 투자비용이 높아 적정규모 이상의 고객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수익성 저하에 따른 부실화의 우려도 상존한다"고 말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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