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손선희 기자] 한국 역사를 들여다보고 한국의 미래에 대해 고민하는 '푸른 눈의 선비' 이만열 경희대 교수가 삼성그룹 사장단 앞에 섰다. '외국인이 보는 한국의 가능성'을 주제로 강연한 이 교수는 "강남스타일, 한류가 아닌 홍익인간, 선비정신 등 전통적인 한국 문화의 본질을 세계에 전파하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15일 삼성그룹 수요 사장단 강연에 나선 이만열 교수는 "강남스타일이나 한류가 한국 문화를 대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건 표면적인 한국 문화"라며 "홍익인간, 선비정신 등 전통적인 한국문화가 한국의 본질을 설명해 주는 것 같은데 그 부분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한국은 자기 문화를 보편성 있는 문화로 세계에 소개하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다"면서 "일본은 사무라이 정신과 문화, 중국 역시 자신의 전통문화를 전 세계에 전파하고 있는데 한국은 특유의 선비문화나 전통 정신에 대한 소개가 잘 안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한국문화의 본질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3가지 제안을 했다. 첫째는 아메리카 드림처럼 코리안 드림에 대한 스토리텔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세계인에게 영감과 비전을 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서양식 데모크라시와 대비되는 한국 전통의 유교 민주주의를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중국 송나라 당시의 유교 문화의 원형이 지금까지 유지되고 발전해 온 곳이 한국"이라며 "이런 점을 잘 알릴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는 한국의 전통기술인 한의학, 농업기술, 한옥 건축기술에 대한 재고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특히 조선시대 행정분야의 경우 한국문화의 우수성을 보여주는 좋은 제도가 있는데 해외에는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풍수지리 사상을 한국서는 미신취급을 하는데 그렇게 봐서는 안된다"면서 "한국의 풍수사상은 사람과 주변 생태계가 어떻게 조화를 유지하는지에 대한 생태학적 접근을 기반에 두고 있어 문화적 가치가 높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재래전통시장 역시 한국 전통 문화로서 전 세계에 알릴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유럽 프랑스의 프로방스 지방과 대전의 재래 전통시장을 비교해 보면 문화적 가치가 높음을 알 수 있다"면서 "막걸리와 와인, 빈대떡과 치즈를 비롯해 정갈한 한국 특유의 사찰음식도 한국문화의 정수 중 하나"라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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