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KT렌탈 1조200억원에 인수·현대홈쇼핑도 현대렌탈케어 신규설립해 렌탈업 진출
[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롯데와 현대백화점그룹 등 유통공룡들이 잇따라 렌탈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그러나 앞서 3년전 이마트가 해당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매출 부진을 이유로 1년여만에 철수했던 경험이 있어 두 그룹은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전날 현대백화점그룹은 렌탈·케어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현대렌탈케어’법인을 신규 설립한다고 밝혔다. 새 법인은 현대홈쇼핑이 600억원을 출자해 지분 100%를 갖게 되며, 이달 내로 설립된다. 현대렌탈케어 대표는 김화응 현대리바트 사장이 겸임하며, 외부에서도 전문인력을 영입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그룹 측은 불황 속 렌탈·케어사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데다, 그룹의 주력사업 중 하나인 홈쇼핑과의 시너지가 크다고 판단해 이번 사업 진출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현대홈쇼핑을 통한 가입자수 확대, 백화점 내 렌탈숍(대리점)을 입점, 그룹 온라인 판매채널인 현대H몰과 리바트몰 등을 활용한 온라인영업 확대 등을 계획하고 있다.
지난 2월 롯데그룹도 렌터카 1위 업체인 KT렌탈을 1조200억원이라는 거액에 인수하며 렌털사업 진출을 본격 선언했다. 당시 롯데 측은 국내 렌터카 시장이 최근 5년간 17%의 고성장을 지속하고 있는데다 불황 속 공유경제 관련 사업이 부각되는 것에 주목했다고 인수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KT렌탈의 단기 렌탈·셰여링 서비스를 호텔관광사업 등과 연계해 영업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T렌탈이 사무기기 등의 렌탈서비스도 진행하고 있어 이 분야 사업 확대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렌탈시장 규모는 약 12조원으로 이중 생활가전 규모는 약 3조원으로 추산된다. 국내 소비경기가 불황임에도 불구하고 이 시장은 취급품목 확대, 케어서비스 도입 등으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앞서 이마트가 두 그룹처럼 유통사업과의 시너지 확대를 외치며 렌탈사업에 진출했다가 1년여 만에 철수했던 뼈아픈 경험이 있어 두 그룹이 어려움을 딛고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마트는 2012년초 KT렌탈과 손잡고 TV, 냉장고, 김치냉장고 등 가전제품을 빌려주는 사업에 뛰어들었으나 결국 매출 부진 등으로 1년여 만에 사업을 접었다. 당시 가전렌탈 특유의 위험성으로 인해 비싼 사용료를 매기고 과중한 위약금을 받는 것 등이 문제시됐다. 소비자가 월 사용료를 제때 내지 않으면 손실을 떠안을 가능성이 크다보니 신용등급에 따라 렌탈 가능 고객을 분류했고 이용료를 비싸게 책정했기 때문이다. 또 계절따라 품목 다변화를 통해 지속적 수요를 창출하지 못한 것도 사업 철수 원인 중 하나로 꼽혔다.
따라서 업계는 두 그룹이 렌탈사업 특유의 사업위험을 어떻게 분산할지, 또 코웨이와 청호나이스 등 소수 업체가 시장의 50% 이상을 과점하고 있는 현 구조를 어떻게 타파할지 등에 성공여부가 달려있다고 보고 있다.
박희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기존 업체들의 점유율이 50%를 상회하고 있어 기존 시장 침투에 시간이 걸릴 전망"이라면서도 "현대홈쇼핑은 주요 채널인 TV 채널 성장률 둔화에 대한 우려가 계속돼 왔기 때문에 이번 렌탈사업 신규 진출은 중장기 관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김소연 기자 nicks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