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국민안전처는 국무회의를 통해 국가 재난안전통신망(이하 재난망) 구축사업의 상세 추진계획을 확정했다. 계획에 따르면, 경찰, 소방, 군 등 8대 필수분야 340개 기관이 단일 전국 통신망에서 재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도록 2017년까지 단계적으로 운영센터 2개소와 기지국 1만2000여개를 구축하고 단말기 21만여대를 보급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번 사업을 통해 세계 최초로 구축하는 PS-LTE(Public Safety, 공공안전) 전국 단일 무선통신망으로서 글로벌 모범 사례를 제시할 것이며 이를 기반으로 국가 정보기술(IT)재난안전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 창조경제의 한 축으로 삼고자 한다.
작년 세월호 사고 이후 대통령의 의지와 국민의 안전에 대한 염원을 담아 추진해 온 재난망 사업이 본격화 되는 시점을 앞두고 오랫동안 준비해온 사업자이자 국민 통신기업으로서 본 사업이 진정한 성공을 거두기 위해 다음의 사항들을 반드시 고려해서 추진하길 바란다.
첫째는 재난망이 갖추어야 할 가장 기본적인 요소인 망 생존성이다. 재난 상황에서는 전력공급이 단절되고, 통신도 마비되는 것을 우리는 경험으로 익히 알고 있다. 따라서 재난망은 이런 최악의 상황에서도 제 기능을 다할 수 있는 망 생존성이 최우선적으로 강구되어야 한다.
둘째, 이번 재난망 사업은 최신 기술인 PS-LTE를 기반으로 추진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PS-LTE는 기존 음성 중심의 TRS와는 달리, 멀티미디어 전송이 가능하다. 즉, 재난 현장의 영상을 실시간으로 생생히 공유해 좀 더 정확한 상황 판단과 대응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재난 대응력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따라서 사업을 추진하는 정부와 사업자들은 멀티미디어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더불어 PS-LTE 기술은 아직 표준화가 진행 중인 단계임을 고려해 시범사업 때 멀티미디어 기능을 어떻게 검증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표준화가 완료되면 멀티캐스팅 등 지금과는 다른 방식으로 성능 요구사항이 충족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향후 글로벌 표준 진행 동향을 고려해 현재 비표준 기술들의 검증이 필요하다.
끝으로 세계 최초 PS-LTE 전국 단일 통신망이자 조 단위의 국가 예산이 투입되는 대형 국책사업으로서 창조경제 활성화를 위한 확실하고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PS-LTE는 아직 글로벌 표준이 진행 중인 기술로 시범사업에 일부 대체 기술 적용이 불가피하며 사업자는 표준화 이후 업그레이드 의무를 부담해야 한다. 또한 본 사업이 세계 최초 글로벌 모범사례가 되려면 국내 사업에 적용된 PS-LTE 기술 규격들이 국제 표준으로 채택되어야 한다. 따라서 재난망에 참여하는 기업들은 책임을 지고 기술 개발과 글로벌 표준 주도에 앞장서야 한다.
그러나 많은 중소기업들은 경영 여건이 어렵기 때문에 표준화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하드웨어/소프트웨어 기술에 대한 투자, 그리고 업그레이드의 짐을 지우는 것은 적잖은 무리가 예상된다.
재난망을 창조경제로 승화시키기 위해서는 이런 여건을 고려한 전략이 필요하다. 대기업이 해야할 바와 중소기업이 해야 할 바를 구분하여 접근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즉 대기업은 표준화 주도 및 하드웨어 개발을 위한 대규모 투자를 이끌며 중소기업은 응용분야와 같은 상대적으로 투자 부담이 적은 영역을 담당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재난망이 가져야 본질적 기능인 생존성과 PS-LTE라는 기술의 취지를 고려한 멀티미디어 적용 방안, 창조경제의 전략이 종합적으로 고려된다면 국민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안전 국가 실현, 글로벌 재난안전 산업을 주도할 수 있는 IT재난안전 강국 실현에 한발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송희경 KT 본부장(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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