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중동 순방을 계기로 우리나라가 주도적으로 제2의 중동 붐을 조성하여 우리경제 재도약의 기회로 삼을 방안을 마련하는데 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제1차 중동 붐 당시 우리나라는 오일 파동을 맞이하여 위기 상황에 봉착했지만 오히려 중동의 오일머니를 적극 활용하여 해외 진출의 교두보로 삼은 바 있다. 대통령께서도 지금이야말로 창조경제 및 고부가가치 신산업을 바탕으로 제2의 중동 붐을 조성해 우리 경제를 재도약시킬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통분야의 경우 그간 중동 등 해외에서 발주되는 도로, 철도, 공항, 항만건설 등 대규모 SOC 토목ㆍ건축 프로젝트 수주 위주로 적극적인 해외 진출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이러한 단순한 건설공사의 경우 세계적으로 평준화된 기술 수준과 중국ㆍ말레이시아 등 후발 개발도상국의 저가 수주 및 과당 경쟁에 따라 수익기반이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으며 외화 가득률도 하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현실을 탈피하여 제2의 중동 붐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아이템으로 새로운 진출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 절실히 필요하다. 오늘날 중동 등 개도국을 중심으로 우리나라의 선진 교통체계와 교통카드 운영ㆍ정산시스템, ITS기반의 스마트하이웨이ㆍ하이패스 체계, BIS 등 버스정보시스템, 인터넷 기반 철도교통 예약 시스템 등 세계 최고의 IT기술을 활용한 교통 시스템에 대한 운영 노하우를 전수받고자 하는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러한 기회를 활용하여 우리나라는 그동안의 전통적인 수주 전략이었던 원자력, 에너지, 건설, 원유확보 등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신산업ㆍ고부가가치 영역 중심의 새로운 진출 아이템을 개발하여야 할 것이다.
해외에 많은 진출 수요가 있음에도 중소기업 위주의 교통 IT기업들이 해외시장을 개척하고 진출하는 데에는 장애요인도 많다. 정치적 리스크, 외환거래 방식, 현지 법규ㆍ조세ㆍ공사 관행 등의 불투명성, 투자자보호제도 취약, 과실송금 제한, 현지법인 설립절차 등에 대한 분석이 부족한 실정이다. 때로는 비자취득, 통관절차 상의 애로, 국가ㆍ기업정보의 비공개 등도 해외 경험이 없는 우리 업체들이 해외로 진출하는데 걸림돌로 작용하기도 한다.
정부는 진출 경험이 부족한 교통 신산업 분야가 해외에 성공적으로 진출하도록 지원하기 위하여 다양한 해외시장 개척 지원제도를 활용하여 총력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ㆍ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등 유ㆍ무상원조 자금을 활용하여 사업 타당성 분석 등에 지원하고 세계은행,유엔(UN), 다자간개발은행(MDB) 등에서 추진하는 다양한 개도국 대상 협력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 교통협력 양해각서(MOU)체결, 양자 간 고위급 협력회의 등을 통해 우리기업들이 현지에서 겪고 있는 애로사항을 적극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세계 무대의 변화의 흐름에 맞추어 선제적으로 대응해 왔고 세계가 부러워하는 놀라운 경제성장을 이룩해 왔다. 우리의 선배 세대가 중동 등 열사의 사막에서부터 시베리아 동토에 이르기까지 피땀을 흘려 제1차 중동 붐의 도화선을 당겼던 것처럼, 우리도 지금이야말로 세계 최고의 정보기술(IT)기술을 기반으로 새로운 경제 재도약의 기틀을 다져나가야 할 시점이다. 우리는 이 기회를 결코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여형구 국토교통부 2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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