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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HVP의 항변 … 나는 화학조미료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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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HVP의 항변 … 나는 화학조미료가 아닙니다 박기환 중앙대학교 식품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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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한 소비자단체가 식품업계의 꼼수 마케팅을 비판하는 보도자료를 냈다. 시중에서 MSG(Mono Sodium Glutamate) 무첨가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몇 제품들을 수거해 조사해 보니 소비자들이 잘 인지하지 못하는 화학조미료인 HVP를 사용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수많은 언론에서 이 자료를 바탕으로 HVP를 쓴 제품들을 비난하는 기사가 일제히 쏟아졌다.


이 내용만 보면 MSG를 안 썼다고 하면서 MSG보다 더 안 좋은 HVP를 쓴 식품회사들의 마케팅을 꾸짖는 것 같다. 하지만 사실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 이 역시 소비자들이 잘 모르는 식품 정보를 이용한 또 하나의 불안 마케팅인 것이다.

HVP는 hydrolyzed vegetable protein의 약자로 식물성단백가수분해물이라고 한다. 콩, 옥수수, 소맥 등의 식물성 단백질을 가수분해해 만든 아미노산이다. 아미노산은 인체 구성의 기본단위이기도 하다. 인체에서 단백질 합성을 위해서는 약 20 종류의 모든 아미노산이 필요하다. 일부는 체내에서 만들어 지지만 8종류 아미노산은 사람의 체내에서 합성할 수 없기 때문에 반드시 음식으로부터 섭취할 필요가 있어 필수 아미노산이라고 한다.


HVP에는 필수 아미노산을 비롯해 다양한 아미노산의 집약체로 부족한 영양소를 채워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콩은 단백질을 가장 많이 함유하고 있는 식물성 식품으로 콩을 원료로 제조된 HVP는 필수 아미노산을 포함한 20종의 아미노산이 골고루 분포돼 있어 훌륭한 영양원이다. 필수 아미노산과 저분자펩타이드를 함유하고 있는 HVP는 국내외 식품업체에서 영양 보충 식품으로 사용되고 있다. 운동이나 근육을 키우데 도움을 주는 단백질 보충제도 HVP가 많이 사용된다. 또한 식물성 원료로만 제조된 식품만을 섭취하는 채식주의자를 위한 식품에도 HVP는 인기다.

HVP는 식품에도 많이 쓰인다. 맛과 풍미 때문이다. 단백질 자체는 맛이 없지만 단백질의 구성 성분인 아미노산 형태일 때 사람들은 맛을 느낀다. HVP에 포함돼 있는 다양한 아미노산과 펩타이드 덕분에 사람들은 HVP에서 풍부하고 깊은 맛을 느낀다. 세계적인 식품회사들이 HVP를 사용하는 이유도 다양한 아미노산이 주는 풍부함과 더불어 안전함이 입증됐기 때문이다. MSG는 아미노산의 한 종류인 글루탐산으로 맛을 내지만 HVP는 20여종 이상의 다양한 아미노산이 복합적인 형태로 맛을 내기 때문에 훨씬 풍미가 좋다.


HVP의 역사는 오래됐다. HVP를 식품에 사용하는 방법은 20세기 초기에 시작됐고 제조방법의 안전성이 입증되면서 제품의 사용 범위가 점차 넓어졌다. 현재는 독일, 네덜란드, 미국, 캐나다, 중국 등 전 세계가 HVP 식품을 다양하게 이용하고 있다. 유럽시장에서는 네슬레, 하인즈와 같은 글로벌기업들이 HVP를 사용하고 있고, 미국시장은 HVP가 GRAS(미국 FDA에서 일반적으로 안전한 물질로 판단되는 식품을 칭함)로 등재돼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세계적인 생산량도 어마어마하다. 세계적인 HVP 생산 규모는 아메리카지역에서 2만8500t, 유럽지역에서 2만7500t, 아시아권에서 3만6500tt 규모로 추산되고 있다.


국내의 경우 HVP 시장규모는 8만3000㎘/년 정도 된다. HVP의 해외 수출도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HVP는 MSG와 같은 첨가물이 아니다. 우리나라 식품의 규준규격을 정리해 놓은 식품공전에 따르면 MSG는 사용량이 한정돼 있는 식품첨가물인 반면 HVP는 식초나 맥주와 같은 식품군에 속한다. 사용량에 제한이 없는 안전한 식품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HVP가 식품첨가물이라고 소개하고 한술 더 떠 화학조미료라는 말까지 지어낸 것은 분명 소비자단체가 잘못된 정보를 제공한 것이다.


소통의 시대라고들 한다. 뉴스 외에도 많은 온라인 채널에서 수많은 정보가 오가는 상황이다. 먹을거리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이용한 잘못된 정보가 넘쳐나고 있다. 이에 편승해 소비자에게 정확한 정보와 사실을 제공해야 할 소비자단체가 앞장서서 소비자 오인혼동과 불안감을 조성해서는 안 된다.




박기환 중앙대학교 식품공학과 교수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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