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섬 자체가 거대한 문화유적지로 둘러싸인 인천 강화군. 하지만 국가 및 시 지정 문화재로 보호관리되고 있는 곳이 많다보니 각종 개발행위 규제와 사유재산 침해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에 최근 강화군은 문화재를 보전하면서 지역개발도 촉진할 수 있도록 문화재보호법의 규제 완화를 적극 요구하고 나섰다.
8일 군에 따르면 강화에는 문화재보호법에 의해 적용받는 국가 및 시 지정 문화재가 전지역에 걸쳐 112점에 이른다. 435㎢에 달하는 해안가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돼있다.
이들 문화재는 일률적으로 경계로부터 500m가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으로 설정돼 엄격히 보호관리되고 있다. 보존지역 내에서 개발행위를 하려면 문화재청의 협의(문화재 현상변경 허가)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문화재심의위원회를 통과하기가 쉽지않아 사실상 건축행위는 불가능한 상태다. 특히 도심지의 경우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이 문화재로부터 200m로 설정되지만, 강화군처럼 농어촌의 경우 경계가 500m로 더욱 엄격해 지자체의 개발행위 허가는 물론 주민들의 재산권 행사 시 제약이 많다.
이 때문에 강화군은 문화재 경계로부터 500m를 획일적으로 보존지역으로 설정하기 보다는 유형별(보물, 사적, 천연기념물) 특수성과 보존상태 등을 고려해 보존지역 범위를 조정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강화산성(사적 제132호)의 경우 주민의 40%가 거주하고 있는 강화읍 전 지역이 보존지역으로 규제돼 있고, 강화외성(사적 제452호) 21km 구간은 해안방향을 원지형 보존지역으로 규제해 해안 일체의 개발이 제한돼있다.
또 고려왕릉 4곳은 문화재가 보이지 않는 산 능선 너머까지 토지이용을 규제하고 있는 실정이다.
강화군 관계자는 “문화재와 함께 살아가야 하는 주민들이 지나친 규제로 인해 문화재가 지역발전의 걸림돌이라는 인식을 가질 정도”라며 “최근 강화군수가 직접 문화재청장을 만나 이같은 강화군의 실상을 전달하고 보존지역을 축소해 줄 것을 건의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와 관련 인천시의회는 지난해 강화군의 의견을 수용해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 관련 조례개정을 추진하려 했으나 ‘상위법 위배’에 부딪쳐 무산된 바 있다.
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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