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이사철 비수기인 지난 2월에도 은행ㆍ비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이 전달보다 3조8000억원 늘며 폭증세를 이어갔다. 2월 증가액은 관련 통계 작성 후 사상 최고치다. 특히 올해 2월은 작년과 다르게 설 연휴가 끼어 있었지만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를 꺾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시중 은행과 저축은행·상호신용금고 등 비은행권의 가계대출 잔액은 750조3000억원으로 한 달 새 3조8000억원 증가했다. 2월 주택담보 증가분은 모두 주택담보대출액인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너스통장·신용대출 등의 기타대출의 잔액은 전달과 차이가 없었다.
관련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2003년 10월 이후 은행ㆍ비은행의 2월 가계대출 및 주택담보대출 증가분으로는 사상 최고다. 작년 2월 가계대출 증가분은 3조원이었다. 이 중에서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1조8000억원이었다.
설 연휴, 겨울철 비수기에도 주택담보대출액이 이처럼 폭증한 것은 전세난과 저금리 기조가 겹치면서 매매전환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월 수도권 주택 매매거래량은 3만7502건, 서울은 1만2990건으로 작년 같은 달과 비교해 각각 4.2%, 10.4% 늘었다. 이 같은 거래량은 국토부가 주택거래량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6년 이후 2월 거래량으로는 가장 많은 것이다. 이는 2월 중 지역별 가계대출 현황과도 비슷하다. 2월 중 서울의 가계대출은 전달보다 1조2000억원 늘었고 경기도와 인천은 각각 9000억원, 1000억원 증가했다. 이에 따라 수도권 지역의 가계대출은 전달보다 2조2000억원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비수도권 지역의 가계대출은 1조6000억원이 증가했다. 단 세종시의 가계대출은 전달보다 1000억원 줄어 전국에서 유일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취급기관별로는 은행의 가계대출이 3조4000억원 증가했고 비은행은 4000억원이 늘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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