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장현 기자] 올해 1분기 국내 자산운용사의 주식형펀드 수익률을 집계한 결과 중소형 운용사 펀드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3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1분기 운용사별 주식형펀드 평균 수익률 1위는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이었다. 2~10위까지 마이애셋, 맥쿼리, 동양, 메리츠, 에셋플러스자산운용 등 중소형 운용사가 싹쓸이했다.
중소형 자산운용사가 1분기 주식형펀드 수익률 상위권을 싹쓸이한 데는 사회적 변화를 한발 앞서 포착하며 트렌드를 주도했던 것이 주효했다.
평균 수익률 1위인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의 대표펀드 '현대인베스트먼트로우프라이스(주식)'은 1분기 21.99%라는 성과를 올렸다. 이 펀드는 지속적으로 이익이 성장하고 있는 종목 중 현재 관심도는 떨어지지만 미래성장성을 가진 종목을 선점하는 전략을 사용한다. 한국사이버결제, 오스템임플란트, 컴투스, 게임빌, 리바트 등 지난 1년간 가격이 3~8배가량 뛴 종목을 담아 재미를 봤다. 특히 지난해 7000원선에 매입한 산성앨엔에스의 현재 주가는 6만5000원선으로 15배 뛰었다.
중국인 소비를 겨냥한 펀드들의 성적은 중소형 펀드에서도 빛을 발했다. 1분기 16.34%의 성과를 낸 동양자산운용 '동양중소형고배당(주식)' 펀드는 화장품 OEM/ODM업체인 코스맥스, 한국콜마의 편입비중이 높았다. 펀드를 운용하는 최영철 스타일운용 팀장은 "현재 중국 화장품 내수 시장은 외국 브랜드가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중국 로컬 브랜드가 성장하면서 선진 기술을 가진 한국에 주문자 제작을 맡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밖에 맥쿼리투신운용의 '맥쿼리중국내수수혜국내(주식)'는 한세실업,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한국콜마홀딩스, 아시아나항공 등을 담아 1분기 14.49%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메리츠자산운용의 '메리츠코리아 1[주식]'은 올해 10.32% 성과를 냈는데 SK C&C, 메디톡스, 이오테크닉스, 인바디, 삼립식품, 아모레G 등 1년간 주가가 2~4배 급등한 종목 편입 비중이 높았다.
이들 중소형 운용사의 대표펀드들은 주식시장 활황 후 이어진 환매 러시에도 끄떡 없었다. 올해만 주식형펀드에서 3조3300억원이 빠져나갔는데 메리츠, 현대인베스트먼트, 동양운용에는 각각 514억, 442억, 185억원이 순유입했다.
운용사들은 당분간 중소형주 운용 노하우를 가진 운용사의 약진이 두드러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민호 현대인베스트먼트운용 매니저는 "펀더멘털 상 앞으로도 대형주의 이익 성장성은 좋지 않을 것"이라며 "분석을 통해 리스크를 줄여 가면 중소형주 투자가 대형주 대비 오히려 높은 수익을 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대형주 가중치를 제거한 단순주가평균으로 보면 국내 지수는 강세장을 이어가고 있다"며 "최근 가격상승폭이 커서 단기 조정이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중소형주를 담은 펀드의 성과는 꾸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장현 기자 insid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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