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과 디지털이 만났다…'이노베이티브&크리에이티브 쇼'개최
[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소주를 흔들어 따는 순간 소주병이 '우리, 오늘 부드러워지자'고 말을 건넨다. 한 잔 한 잔 따를 때마다 '원샷!' 혹은 '오늘 달리는 거야'등의 센스있는 멘트가 튀어나온다. 마지막 잔을 기울일 때는 어찌 알았는지 '이모~ 여기 처음처럼 하나 더 주세요!'하고 특정 소주를 새로 주문한다. 도통 자리를 떠날 수 없다. 회식자리, 소개팅 등 다소 어색한 자리에서 말을 건네는 소주병은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하는 일등공신이 될 터. 술병 기울기를 인식해 상황별 맞춤형 멘트를 쏟아내는 '따르링'이라는 스마트 디바이스는 재미는 물론, 차별화된 마케팅까지 가능하게 한다.
광고대행사들의 변신이 무궁무진하다. 소비자 니즈가 까다로워지고 온라인·모바일 등 소통창구가 다변화되면서 늘어난 광고주들의 요구사항을 맞추려면 '통합마케팅회사'로의 변신이 필수다. 30일 대홍기획이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선보인 '이노베이티브&크리에이티브쇼'에서는 미래 광고대행사들의 모습이 엿보였다.
행사장에서는 디지털 아이디어가 더해진 13가지 캠페인 사례가 시연됐다. 소주병에 끼워 사용하는 '보틀 스마트 디바이스, 따르링'은 직장인 버전, 캠핑 버전, 데이트 버전, 야구 버전 등 상황별 센스있는 멘트를 집어넣어 술자리에서 재미를 더할 수 있게끔 개발됐다. 예를 들어 야구버전은 TV와 연동돼 야구경기를 보면서 술을 따르면 해당선수의 응원가가 나오는 식이다.
이 외에 편의점 냉장고를 광고 디스플레이로 활용한 '트랜스룩 인터랙티브'가 선을 보였고 롯데리아 의자에 키보드, 베이스, 드럼, 피아노 효과를 각각 집어넣어 롯데리아를 오케스트라 연주장으로 만드는 'Eat Together, Enjoy Together' 등 소비자들에게 재미있는 체험을 제공해 자연스럽게 브랜드를 인식하게 만드는 체험형 마케팅들이 가득했다.
이 같은 크리에이티브는 센서, 디지털 캔버스, 모바일, 비콘(근거리 무선통신 장치) 등 이미 실생활에서 일부 적용이 되고 있는 신기술을 접목해 소비자 접점에서 친근하게 활용할 수 있고 상용화도 가능한 것들이다.
대홍기획은 모태인 롯데그룹이 최근 '옴니채널(Omni-Channel) 강화에 심혈을 기울이는 상황에서 광고주들의 니즈도 다양해지자 디지털 크리에이티브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이 같은 행사를 기획했다. 김상진 대홍기획 디지털마케팅 본부장은 "TV 등 전통매체로 광고하는 것은 소비자나 클라이언트의 니즈를 만족시키기 어려워 통합마케팅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그룹에서 옴니채널을 위한 시스템 전반을 준비하고 우리는 소비자들에 실제 활용할 수 있는 마케팅에 집중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홍기획은 소비자 소셜마케팅팀, 스포츠마케팅, 스페이스 마케팅팀 등 조직을 보다 세분화했다. 김 본부장은 "옴니채널 환경에서의 디지털 마케팅을 고객이 방문하게끔 이끄는 '투워드 스토어' 단계, 매장에서 체험하는 '온 스토어' 단계, 구매가 일어난 후에 SNS를 통해 공유하는 '애프터 스토어'단계로 나눠 진행하고 있다"며 "이미 디지털 마케팅 시장은 지난해 3조원 규모로 커졌고 꾸준히 비중이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홍기획은 300여 광고주가 참가를 신청하는 등 뜨거운 반응을 얻은 이번 행사를 통해 국내 디지털 회사와 고객사를 연결하는 '디지털 크리에이티브 허브'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다. 또 기술력 있는 디지털 에이전시나 스타트업 기업들, 국내외 대학생 그룹 등 다양한 디지털 회사를 발굴해 디지털 시장에서 '상생'을 도모할 계획이다.
박선미 대홍기획 크리에이티브솔루션 본부장은 "옴니채널 시대가 도래하면서 통합 마케팅 전략에 디지털 크리에이티브가 필수요소가 됐다"며 "앞으로 참신한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디지털 회사와 판로를 연결하는 '디지털 크리에이티브 허브'로 거듭나 국내 마케팅 시장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nicks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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