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국내 가구업계 1위인 한샘이 중국의 저가 자재를 수입·유통해 국내 소기업·소상공인들이 주축인 인조대리석 시장을 초토화시키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인조석가공업협동조합은 30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대기업 한샘이 골목상권 침해,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중국 저가제품 대량 공급으로 시장잠식 등을 자행하고 있다"면서 "특히 소기업ㆍ소상공인이 주축인 인조대리석 시장까지 손을 뻗쳐 상권을 초토화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인조대리석은 주로 가정에서 싱크대, 식탁 등의 상판으로 들어가는 제품으로 이를 가공ㆍ유통하는 업체는 전국 1000여개에 달하며, 대부분 매출 1∼3억원의 소규모 영세사업자로 구성돼 있다.
맹성국 한국인조석가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이날 "한샘의 가장 큰 문제는 소상공인 영역에 침투해 내부거래를 통해 사익을 추구하면서 가구사업의 전후방 연관 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는 것"이라며 "최근에는 중국 저가 인조대리석 원료를 직접 수입해 만든 제품(한샘스톤)을 고품질 제품으로 둔갑시켜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태까지 보이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샘이 중국에서 대량 수입하는 원료는 UP(Unsaturated Polyester) 자재로 기존 MMA(Methacrylate)와 비교해 겉으로 구분이 되지 않지만 30% 이상 가격이 저렴한 반면 품질 면에서 상대적으로 열에 약하고 내구성에 취약해 향후 인조대리석 시장 이미지를 훼손할 수 있는 위험요소가 크다는 것이 조합 측의 주장이다.
특히 조합 측은 "한샘은 계열사인 한샘이펙스를 내세워 지난 2013년 공공구매 시장에 참여했다가 중소기업청으로부터 위장 중소기업으로 적발돼 퇴출을 당한 적이 있다"면서 "또 2011년에도 하청 생산한 18억원 규모의 사무용 가구를 자사 제품으로 둔갑시켜 공공기관에 납품한 것이 중소기업중앙회에 적발될 만큼 호시탐탐 공공시장 영역까지 불법 공략한 전력이 있는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맹 이사장은 "한샘의 중국 저가 제품이 행여 문제꺼리로 인식되기 시작하면 일반적인 MMA 제품시장까지 치명타를 입을 수밖에 없다"라며 "매출 1조원의 한샘이 덩치 값에 맞게 영세 골목상권 시장에서 철수하고 동반성장의 정신을 보여주길 희망한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한샘 측은 "중국에서 수입하는 자재는 자사 제품에만 사용되고 있다"면서 "저가 제품을 수입·유통시켜 시장을 교란시키고 골목상권을 초토화시키고 있다는 조합 측의 주장은 말도 안 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한국인조석가공업협동조합은 영세 인조석가공업계의 품질향상을 위해 인조대리석 단체표준을 제정, 일정기준의 품질을 갖춘 제품에 단체표준 인증마크를 부착해 소비자의 신뢰도를 높이고 일정 설비 이상을 갖춘 MMA인조대리석 가공공장에 대한 인증업무를 실시해 공공시장에 우선 적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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