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간주립대 연구팀 "판다도 친구 사귄다"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혼자가 아닌 너나
깊은 숲 판다 친구
곁에 있어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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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혼자가 아니랍니다. 몇 주 동안 함께 놀이하는 친구가 있답니다."
판다(panda)도 곁에 친구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느릿느릿 걷는 폼과 늘 혼자 있기를 좋아하는 판다. 친구를 사귀고 같이 놀이를 하는 사회성이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드는 존재이다. 그런 판다에게도 친구가 곁에 있으면 행복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과학매체인 뉴사이언티스트가 27일(현지 시간)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보도했다. 바네사 헐(Vanessa Hull) 미시간주립대학교 박사연구팀은 2010년~2011년까지 2년 동안 중국의 워룽 자연보호구역에 있는 야생 판다를 연구했다.
야생에 있는 판다는 관찰하기 쉽지 않다. 야생 판다 개체 수가 적기도 하고 무엇보다 인간의 접근이 쉽지 않는 숲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다섯 마리의 판다에게 위치추적장치(GPS)를 달았다. 4시간 마다 한 번씩 위치를 알려주는 시스템이었다. 이를 통해 2년 동안 야생 판다를 연구할 수 있었다.
관찰 결과 두 마리의 판다가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몇 주 동안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밝혀졌다. 바네사 헐 박사는 "어떤 경우에는 그들의 거리가 10~20m에 불과할 정도로 가까웠다"며 "이는 두 마리의 판다가 상호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관심을 모으는 것은 이들 두 마리의 판다가 함께 있는 시간이 가을이었다는 점이다. 판다는 봄에 짝짓기를 한다. 짝짓기 계절도 아닌 가을에 같이 있다는 것은 '친구와 놀이 개념'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야생 동물의 경우, 그것이 동료이든 다른 종이든, 자신의 구역을 침범하는 존재에 대해서는 배타적이고 공격적이다. 반면 스튜어트 핌 듀크대학 교수는 "판다는 다른 동료가 곁에 있을 때 행복함을 느끼는 것 같다"며 "자기 구역을 방어하기 위해 주인행세를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헐 박사 연구팀은 또 판다들이 몇몇 핵심 구역을 옮겨 다니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아마도 이는 그들의 유일한 먹이인 대나무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헐 박사는 "한 곳에서 대나무를 먹고 난 뒤 그 지역의 먹잇감이 떨어지면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고 말했다.
헐 박사의 이번 실험은 몇몇 판다의 사회성에 대한 새로운 사실을 엿보게 한다. 판다도 친구를 사귀는 사회성을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헐 박사는 "우리는 누구나 친구가 필요하다"며 "몸집이 크고 혼자 있기 좋아하는 판다도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사회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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