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중반대 안심대출로 '금리 눈높이' 낮아져
일반 대출상품 갈아타기엔 '중도상환수수료' 부담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 "요즘 3%대의 금리를 얘기하면 고객들이 고개를 절래절래 흔듭니다. 굉장히 많이 떨어진 것인데도 높다고 인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A은행 영업점 직원)
안심전환대출 출시로 때 아닌 속앓이를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2%대의 안심전환대출이 화제를 모으면서 금리에 대한 눈높이가 급격하게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3%대의 고정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고객들은 안심전환대출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데다, 다른 상품으로 갈아타기 위해선 중도상환수수료를 부담해야 해 창구에서 발걸음을 돌리는 경우가 많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 영업점에서는 '대출금리 인하' 여부를 묻는 고객들의 문의가 속속 이어지고 있다. 안심전환대출이 2% 중반대의 금리를 적용한다는 소식에 기존 대출의 적용된 금리를 내려달라는 요구도 나온다.
B은행 잠원역점의 한 직원은 "기준금리가 인하하면서 시중은행에서 취급하는 대출금리도 상당히 낮아졌지만, 고객들의 반응은 예전 같지 않다"며 "1%대의 공유형 모기지, 2%대의 안심전환대출 등 정부가 제공하는 금융지원책에 적용되는 금리가 워낙 낮다 보니 금리 눈높이가 상당히 낮아진 것"이라고 전했다.
낮아진 눈높이를 충족시키는 경우는 많지 않다. 변동금리로 대출 받은 사람들 중 안심전환대출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경우에는 금리 인하의 가능성이 있어 상대적으로 상황이 낫다. 가장 불만이 많은 경우는 지금보다 높은 고정금리로 대출을 받은 사람들이다.
시중은행 대출상품의 경우에는 최저 2% 후반대의 금리가 적용되고 있다. 우리은행의 우리아파트론이 최저2.83%(5년 고정), NH농협은행은 채움고정모기지론에 2.84%(5년 고정) 등으로 안심전환대출에 적용되는 금리와 크게 차이가 없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기존 대출 고객이 이 상품들로 갈아타기 위해서는 1.5%의 중도상환수수료를 물어야 한다. 대출 규모가 큰 경우엔 0.1%도 무시할 수 없어 창구를 찾았다 발걸음을 돌리는 경우가 많다.
C은행 여의도 영업점 관계자는 "서울과 수도권의 집값이 올라 대부분 고객들의 대출 규모가 억원대여서 상품을 갈아타면서 내는 중도상환수수료도 수백만 원에 이른다"며 "상담을 받으러 왔다가 결국에는 갈아타기를 포기하고 기존 상품을 유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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