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 이영돈 PD가 그릭 요거트 방송으로 비판을 받은 뒤 사과하면서 그가 이전 방송에서 지속적으로 제기한 ‘MGS가 해로운 물질’이라는 주장에 대한 비판이 다시 대두되고 있다.
식품전문가 최낙언 씨는 25일 “2년 전에 이영돈 PD가 MSG로 시청률을 올리기에 거짓말 좀 그만 하라고 했더니 방송에 책을 들고 나와 항변했다”며 이영돈 PD의 항변을 조목조목 재비판한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인용했다.
이 글은 그가 운영하는 전문 사이트(seehint.com)에 게재됐다.
‘열공 중인 이영돈 PD, 진짜 읽기는 했을까’라는 제목의 이 글은 이영돈 PD가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한다며 제시한 근거가 전문성이 없는 과장이거나 왜곡이라고 비판했다.
이 글은 이영돈 PD가 보여준 책 ‘나쁜 맛, MSG 증후군’(In Bad Taste, The MSG Symptom Complex)과 관련해 이 책을 쓴 조지 슈바르츠는 학술연구 경력이 전혀 없는 응급의학 전문의였다는 이덕환 서강대 교수의 글을 인용한다.
이 교수는 한 기고에서 “슈바르츠를 인공 MSG 전문가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충분한 연구 경력이 없고 인공 MSG 사용이 흔치 않은 미국 중소도시에서 그런 환자를 만나기도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저자의 진정성도 의심스럽다”며 “슈바르츠는 미국 뉴멕시코주 산타페에서 MSG 거부운동을 펼치고 있는 시민단체 노MSG의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의 책에는 노MSG 대표인 캐스린 슈바르츠가 서문을 썼다. 이 교수는 결국 이영돈 PD가 새로운 근거로 제시한 책은 “MSG에 거부감을 가진 시민단체의 홍보용 책자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이영돈 PD는 또 MSG가 흥분독소라고 주장한 책 ‘흥분독성’(Excitotoxins)을 인용했지만, 이 책은 MSG가 흥분독소가 아님을 입증한 책이라고 이 글은 반박했다. 필자는 이어 이는 “이영돈 PD가 이 책을 전혀 읽지 않았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이덕환 교수는 ‘흥분독성’을 쓴 러셀 블레이록은 고작 9편의 논문을 발표한 경력의 신경외과 의사였다고 전했다. 이 교수는 “블레이록은 유사(類似)과학적 주장을 하는 인물”이라며 “인공 MSG의 흥분독성도 학술적으로는 인정을 받지 못한 그의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전했다. 블레이록의 책에도 노MSG의 슈바르츠 대표가 서문을 썼다.
이영돈 PD는 MSG가 두통을 일으킨다고 적어놓았다는 의학서적 ‘울프의 두통학’(Wolff's Headache)을 소개했다. 이에 대해 필자는 “이 책에 MSG는 두통의 원인으로 딱 한 줄 나온다”며 “두통 유발인자는 음식만 해도 초콜릿, 적포도주, 유제품, 소시지, 페퍼로니, 바나나, 파파야, 마늘, 소금, 아보카도, 견과류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자연의 MSG는 천천히 흡수되고 인공의 MSG는 빨리 흡수된다”는 이영돈 PD의 주장에 대해 필자는 “우리가 감칠맛을 느끼는 음식에 함유된 글루탐산나트륨(MSG)은 모두 분해된 상태이고 MSG로 먹거나 다시다 국물에서 나온 글루탐산나트륨이거나 똑같은 속도로 흡수된다”고 반박했다.
이영돈 PD가 보여준 책 'MSG 신화와의 전투‘는 인공 MSG가 일으키는 질병과 증상을 다음과 같이 열거한다.
메스꺼움, 복통, 더부룩함, 근육 경직, 가슴 압박감 정도는 약과다. 식도역류, 비만, 설사, 위경련, 우울증, 시각 이상, 불면증, 주의력 결핍, 관절염, 발진, 호르몬 이상, 내분비계 이상, 간질, 발작, 경련, 고혈압, 저혈압, 뇌졸중, 암, AIDS, 심장 승모판 이탈 증후군, 알츠하이머, 파킨슨병, 루게릭병, 헌팅턴 무도병, 근위축증.
이는 한 마디로 MSG가 만병의 근원이라는 말이다. 그러나 MSG보다 MSG 공포를 부추긴 이영돈 PD가 더 해를 끼친 게 아닐까.
(자료)
열공 중인 이영돈 피디. 진짜 읽기는 했을까.
http://www.seehint.com/hint.asp?no=13396&md=204&order=2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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