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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는 우려내야 제맛…기상천외 외제차 보험사기 수법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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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는 우려내야 제맛…기상천외 외제차 보험사기 수법 보니 전손 처리된 외제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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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최근 금융감독원이 외제차를 이용해 고의적으로 사고를 일으키고 보험금을 받아낸 20명을 적발하면서 이들이 어떤 수법을 동원했는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얼마 전 거제에서 일어난 람보르기니 사고 등 고급 외제차를 통한 보험 사기가 세간에서 화제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조사 결과 사기 혐의자들은 주로 수리비가 차량가액을 초과해 '전손처리'된 차량을 사기 행각에 이용하고 있었다. 외제차를 마치 차(茶)인 것처럼 계속해서 우려낸 것이다.

사례를 살펴보면 이번에 적발된 혐의자 중 한 명인 A씨는 2013년 2월 전손 처리된 벤츠를 5월 구입했다. 보험사가 매각한 전손차량을 싼 가격에 산 A씨는 차량번호를 변경해 다른 차처럼 꾸민 뒤 차량가격 6293만원의 자차보험에 가입했다. 이후 7개월 만인 2014년 일부러 전손사고를 일으켜 보험가액 전액을 받아냈다. 금감원이 이 사고 이력을 분석한 결과 사고를 낸 이 차의 차주들은 한 중고차 딜러와 지인 관계였다. 벤츠 한 대로 지인들이 돌아가며 사고를 내고 보험금을 받아냈다는 얘기다.


렉서스를 쥐어짠 사례도 있다. B씨는 2011년 전손 처리된 렉서스를 구입해 역시 차량번호를 변경한 후 2450만원의 자차보험에 가입했다. 이후 3년 간 10건의 고의 사고를 내고 차량수리비를 받아냈다. 이 중 8건은 차선변경이나 법규위반 차량을 대상으로 한 것이었으며 마지막에는 전손처리 사고를 일으켜 보험금 1600만원을 받았다.


전손차량을 굴려야 하니 자동차 정비업체가 가담하기도 한다. 자동차 공업사를 하는 C씨는 전손 처리된 폭스바겐을 구입해 4583만원에 자차보험에 가입한 후 2년간 8건의 사고를 냈다. C씨가 이 기간 수리비 명목으로 받은 보험금은 8600만원에 달하고 마지막에는 단독사고를 내고 보험가액 전액을 수령했다. 말 그대로 알차게 해먹은 셈이다.


또 전손 처리된 재규어를 구입해 13건의 사고를 일으킨 이도 있었다. D씨는 전손 처리돼 잔존물의 가격이 218만원에 불과한 재규어의 번호를 바꿔 4093만원의 자차보험에 가입했고 사고 수리비로 1억2700만원을 편취했다. 특히 D씨는 보험금 전액을 미수선 수리비로 받아내 눈길을 끈다. 미수선 수리란 수리 기간이 긴 외제차 수리를 보험회사가 해주는 대신 운전자가 보험금을 받아 직접 차량을 수리하는 것을 말한다. 사고가 났을 때 수리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예상 견적에 근거해 보험사가 운전자에게 수리비를 먼저 지급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노린 것이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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