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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 네타냐후 유화 발언에 "감동없다" 꼬집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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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 총선전 "팔레스타인 국가 없다"에서 총선후 "2국가 해법 지지"로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 문제와 관련해 총선 전후로 정반대 취지의 발언을 해 그 진의가 무엇인지 주목받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선거 이틀이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지속가능하고 평화로운 '2국가 해법'을 원한다"고 말했다. 여기서 말하는 2국가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일컫는다. 네타냐후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공존을 인정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이다.

이는 총선 하루 전인 지난 16일 자신의 재임 기간 동안 팔레스타인 국가는 없을 것이라던 발언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당시 네타냐후 총리의 강경 발언은 우파 보수층의 결집을 이끌어 냈고 네타냐후는 총선에서 예상 밖의 대승을 이끌어냈다.


이처럼 네타냐후가 팔레스타인 국가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뒤집은 것은 연정 구성을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선거가 끝난만큼 더 이상 미국을 자극하지 않겠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리쿠드당은 총선에서 30석을 확보해 원내 1당이 됐다. 과반인 61석에는 턱없이 부족한만큼 연정을 구성해야 하는데 현재 리쿠드당과 힘을 합칠 수 있는 우파나 정통 종교 정당은 유대인 가정당(8석) 샤스(7석) 연합토라유대교(6석) 이스라엘 베이테누(6석) 등이다. 총 57석에 불과하다.


아랍 연합인 조인트 리스트(13석) 예쉬 아티드(11석) 메르츠(5석) 등은 2위를 차지한 시온주의 연합(24석)을 지지하고 있다. 네타냐후 입장에서는 정권 창출을 위해 5위를 차지하는 중도 성향의 쿨라누(10석)의 지지가 절실한 상황이다. 네타냐후는 이미 쿨라누의 당수 모셰 카흘론에게 재무장관 자리를 제시하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카흘른은 지난 네타냐후 정권에서 통신부장관, 사회복지부장관 등을 역임했다가 지난해 11월 쿨라누를 창당, 이번 총선에 임한 인물이다. 게다가 쿨라누는 경제 문제에 집중된 총선 공약을 앞세워 공약의 성격은 시온주의 연합에 더 가깝다는 평가를 받았다.


네타냐후가 계속 경제 문제를 등한시한 채 안보 문제에만 집중해서는 쿨라누의 지지를 받지 못할 수 있는 셈이다. 이런 점을 의식한 네타냐후가 2국가 해법 발언을 통해 강경 우파 색채를 지우려 했다는 해석이 가능한 것이다.


본심은 전혀 다를 수 있다. 특히 지난해 네타냐후가 이스라엘 가자 지구에 지상군을 투입해 전쟁을 벌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네타냐후가 2국가 해법 지지 발언의 진정성에 의심이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편으로 네타냐후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더 이상 관계가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유화적인 발언을 했을 수도 있다. 강경 우파 정책을 고수한 네타냐후는 중동 평화 협상을 재개하고 이란 핵협상 타결을 원하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과 사사건건 충돌했고 이로 인해 미국과 이스라엘의 양 국 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 껄끄러워진 상황이다.


뉴욕타임스는 네타냐후의 2국가 해법 지지 발언에 대해 팔레스타인 국가 건국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백악관은 감동받지 못 했다고 꼬집었다. 네타냐후의 속이 훤히 보인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네타냐후가 연정을 꾸리는데 성공해 다시 집권하더라도 1~2년 정도 밖에 못 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네타냐후가 또 다시 각료들과 충돌을 일으켜 연정이 붕괴되고 조기총선이 실시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네타냐후는 2013년 1월 총선에서 원내 1당이 돼 연정을 꾸렸다. 하지만 같이 연정을 꾸렸던 야이르 라피드 재무장관과 치피 리비니 법무장관은 네타냐후와 갈등을 일으킨 끝에 연정을 탈퇴, 이번 총선에서 네타냐후를 향해 칼을 겨눴다.


리비니 전 장관은 하트누아당 당수로서 노동당과 힘을 합쳐 시온주의 연합으로 이번 총선에 임했다. 라피드는 총선 4위를 차지한 예쉬 아티드당 대표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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