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일부 대기업 주주 고액 배당에 '파렴치·부도덕' 강력 비판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최근 일부 대기업이 경영이 어렵다며 수백명을 자르는 등 대규모 구조조정 및 임금 동결에 나서면서도 정작 오너 일가에겐 고액 배당을 한 것에 대해 노동계가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노총은 18일 오전 성명을 내 최근 실적 악화를 이유로 전 직원의 15%인 406명을 정리해고 한 뒤 오너 일가에게 고배당을 한 것으로 알려진 메리츠화재를 거론하며 "부도덕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한국노총은 이어 임금 및 투자 동결을 선언했으면서도 이건희 회장·이재용 부회장에게 1974억원이라는 천문학적 금액을 배당한 삼성전자, 법원의 판결에도 불구하고 불법 파견 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채용하지 않으면서도 정몽구 회장에겐 지난해 649억원을 배당한 현대차그룹 등에 대해서도 돌직구를 날렸다.
한국노총은 "내수 진작과 소득주도 성장을 위한 정부의 임금인상 주문에는 앓는 소리를 하면서 총수 일가의 재산 늘리기에는 주저함이 없는 일부 기업의 행태에 분노한다"며 "특히 자신들의 그릇된 탐욕을 채우기 위해 노동자들을 휴지조각처럼 쓰고 버리는 파렴치한 행태를 결코 좌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국노총은 또 ""그 동안 많은 기업들은 경제성장의 과실로 자신들의 곳간을 채우고, 경기침체의 손실은 고스란히 노동자들에게 전가해 왔다"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노동자 1인당 생산량이 12% 가량 늘어나는 동안 실질임금 상승률은 1/3 수준인 4%대에 그쳤고, 남은 이익은 기업이 모두 가져간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한국노총은 특히 "정말로 경기가 나쁘고 실적이 악화되어 기업 경영하기 어렵다면 천문학적인 사내유보금을 활용하고, 막대한 금액의 임원 보수와 배당금을 줄이는 것이 먼저다. 노동자들에 대한 구조조정은 최후의 수단이어야 한다"며 "재계가 수십 년간 독식해온 경제성장의 과실을 노동자 서민들과 함께 나누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함과 동시에, 소득주도의 경제성장을 가능하게 해 사회양극화를 해소하고 지속가능한 동반성장을 실천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촉구했다.
한국노총은 정부에 대해서도 "일부 부도덕한 기업의 파렴치한 행태에 대한 단호한 입장을 밝히고 실천해야 한다. 반노동적이고 불법적인 기업의 행태로 경제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꼬집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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