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 하나대투증권은 원화 환율의 향방을 가늠하기 위해 일본 상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원·달러 환율이 장중 한때 2013년 7월 이후 최고치인 1136.4까지 올라가는 등 심상치 않다. 김두언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미 달러화 강세가 가팔라진 이후 원화와 엔화 환율 동조화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일본은행(BOJ)이 추가 양적완화 가능성을 열어둔 상황에서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이후 원화 환율 향방을 가늠하려면 일본 상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최근 일본에서는 아베노믹스의 주역간 언쟁이 화제다. 소비세율 인상 시기 지연에 이은 무디스의 일본 신용등급 강등이 촉매가 돼 아베가 약속한 2020년 재정 정상화 실현 가능성이 낮아지고, 국채 소화여력에 대한 의문이 부각되는 등 재정이 흔들리면서다. 김 연구원은 “한해 세출의 절반 가량만 세입으로 충당하고 있는 일본 정부 입장에서 자국민의 국채 소화여력 하락은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일본 경기는 여전히 추가 엔저가 필요하다.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이 3분기 만에 플러스 전환에 성공했지만 순수출 효과를 제외하면 여전히 0%대 성장에 그치고 있다. 김 연구원은 “엔고 후유증으로 쉽사리 투자 확대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기업의 투자제고와 임금 상승을 이끌어내려면 지속적인 엔저가 담보되야 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강달러가 지속으로 엔·달러 환율 상승 가능성이 높고, 유로화도 BOJ의 추가 양적완화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지만 일본 자체적인 엔저 유인이 예전만 못한 것도 염두에 둬야한다”고 말했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