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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든 내돈 털어"…이통사 '불신' 어디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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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업계 '최초' 경쟁·손배소송 등…"소비자는 뒷전"
자사 이익 위한 진흙탕 싸움, 3년간 과징금만 2703억원
"과징금만 아꼈어도 가계통신비 절감 기여"
"기본적으로 소비자 불신 커…선한 기업 인식 없으면 외면"


"어떻게든 내돈 털어"…이통사 '불신' 어디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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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용민 기자] 지난 2011년 처음 발표된 통합커뮤니케이션도구(RCS) '조인' 메신저 서비스. 전 세계 1000여개 이동통신사들이 참여한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가 내놓았던 만큼 무료 메신저 시장의 지각 변동이 예상됐다.


하지만 결과는 반대였다. '카카오톡'과 '라인'은 사랑을 받았지만 '조인'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조인이 실패한 가장 큰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동통신사들이 소비자들의 '신뢰'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동통신업계의 도가 넘는 경쟁의식이 도마위에 올랐다. 지나친 경쟁이 오히려 소비자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법을 어기면서까지 비일비재하게 벌어지는 이전투구에 대한 피로감이다.


한 이동통신사 임원은 "조인 같이 모든 통신사업자들이 연합해서 만든 메신저가 실패한 것은 기본적으로 소비자들의 불신이 너무 크기때문"이라며 "소비자들은 이통사들이 내놓은 서비스를 사용하면 어떤 형식으로든 주머니에서 돈을 털어갈 것이라고 인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불신은 이통사들이 자초한 측면이 없지 않다. 지난 12일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는 단말기유통법 위반 등의 이유로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34억2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이통사들이 시행한 '중고폰선보상제'와 관련해 공시 지원금 초과, 특정 요금제 사용의무 부과 등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이통3사가 지난 2013년부터 올해까지 낸 과징금만 2703억원(누적)에 달한다. 모두 소비자들로부터 벌어들인 수익으로 마련된 재원이다. 소비자들과의 신뢰구축보다는 자사의 이익을 위한 진흙탕 싸움만 지속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소비자는 "이통사들이 정부에 낸 과징금만 아꼈어도 가계통신비 절감에 기여했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것은 위법 행위에 대한 과징금만이 아니다. 이통3사는 지난 1월부터 '3밴드 LTE-A 세계 최초 상용화'를 두고 신경전을 벌여왔다. SK텔레콤이 '세계 최초'로 이 기술을 상용화했다며 광고를 내보내자 경쟁사인 KT와 LG유플러스가 광고 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 법원이 이를 받아들였다. SK텔레콤은 현재 3밴드 LTE-A 관련 TVㆍ지면ㆍ옥외 광고를 전면 중단한 상태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KT는 후속 조치로 지난 11일 서울중앙지법에 SK텔레콤을 상대로 10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허위 공고로 인한 영업 손실, 명예ㆍ신용 훼손, 광고효과 반감' 등의 피해를 입었다는 이유에서다. LG유플러스도 관련 내용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매번 반복되는 시장 과열 책임소재에서도 소비자는 뒷전이다. 단말기유통법 시행 이전에도 네탓 공방을 벌여오던 이통사들은 지난 1월에도 난타전을 벌였다. 의혹 제기와 반박을 계속하며 5일동안만 7차례 설전을 펼쳤다. SK텔레콤은 방통위로부터 단독 조사를 받고 오는 26일 조사결과에 따른 제재 결정을 앞두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소모적 혈전에서 소비자는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동통신사업자들이 먼저 선한 기업으로 인식되지 않으면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당할 수밖에 없다"며 "선한 서비스들을 가지고 고객에게 다가가지 않으면 이통사가 하는 어떤 플랫폼도 성공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권용민 기자 festy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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