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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재난망, 지하철에선 '불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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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안전처, 1조7000억 사업11000여개 기지국 지하·터널·대형빌딩 등 커버못해
이통사망과 연동 필수적인데 준비 전혀 하지 않아 추가예산·사업허가 필요


[아시아경제 강희종 기자]정부가 올해부터 총 1조7000억원을 들여 구축하는 국가재난안전통신망(국가재난망)이 정작 사건사고가 빈번한 지하 구간이나 건물 안에서는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전국 구석구석까지 통신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국가 재난망과 기존 이동통신망간 연동이 필수적인데 이에 대한 준비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12일 정부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민안전차가 마련한 정보화전략계획(ISP)에는 재난안전망(자가망)과 기존 이동통신망(상용망)간 연동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 및 예산이 빠져 있다.

국민안전처는 올해부터 2017년까지 3년간 재난망을 구축하기 위해 3775억원을 편성해 총 1만1693개의 기지국을 설치할 계획이다.


유형별로 옥외 기지국으로는 도심 3611개, 도심외곽 1764개, 농어촌 4312개, 옥내 기지국으로는 지하철 역사 613개, 인빌딩 724개, 터널 669를 설치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같은 숫자로는 전국을 촘촘히 커버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산간 지역이나 지하철 등 지하구간, 구조가 복잡한 대형 건물에서 사고가 발생할 경우 재난 대응 기관간 신속한 통신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문제는 재난안전망 구축을 담당하고 있는 국민안전처도 인식하고 있다. 국민안전처 관계자는 "국가재난망은 전국적인 커버리지를 갖도록 설계돼 있으나 지역별로 지하철, 터널 건물 내에서는 음영지역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 문제는 미결 상태"라고 말했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존 이동통신망과의 연동이 필요하다. 즉, 재난통신망이 닿지 않는 곳에서는 기존 통신사의 망에 접속해 통신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기술적인 문제 이외에도 경제적, 제도적으로 해결해야 할 사안들이 많다. 서로 다른 통신망이 접속을 하기 위해서는 추가로 접속 장비를 도입해야 하며 상대방 망에 접속할 때는 망이용료(접속료)를 지불해야 한다. 1조7000억원 이외에 추가로 예산이 필요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부분은 국민안전처가 마련한 ISP에 언급돼 있지 않다.


또 재난망이 이동통신망에 접속하기 위해서는 재난망 사용자(단말기)도 현재 이동통신 사용자처럼 번호(010 등)를 부여해야 한다. 현재 전기통신사업법에서는 기간통신사업자에 한해 010 번호를 받을 수 있다. 정부가 상용망과 연동을 위해서는 통신사업자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국민안전처는 시범 사업을 통해 기술적, 경제적인 해결방안을 도출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안전처 관계자는 "올해 강원도 지역에서 실시할 시범사업을 통해 음영지역 해소를 위해 상용망과의 연동을 포함한 다양한 방식을 검증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제도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해당 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민안전처는 내주중 범부처가 참여하는 국가재난망 추진협의회를 열고 올해 실시할 시범 사업 계획을 논의할 계획이다. 추진협의회에서 세부 계획이 확정되면 차관회의, 국무회의 의결 및 국회 상임위 보고 등의 절차를 거쳐 시범 사업을 진행하게 된다.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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