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동선 기자]중국이 북한과 정상회담이 가능하다는 취지의 내용을 내놓으면서 북중정상회담이 곧 성사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왕이(王毅·사진) 중국 외교부장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기간인 8일 베이징(北京) 미디어센터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중 정상간 회담 가능성과 관련, "양측의 편리한 시기가 언제인지 봐야 한다"며 성사 가능성을 시사하며 "중북 관계는 기초가 매우 튼튼하기 때문에 하나하나의 일에 영향을 받아서도 안 되며 받을 수도 없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는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러시아 방문과 관계없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김정은 제1위원장 간의 정상회담이 적절한 시기에 추진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왕 부장은 "중국과 북한은 우호적인 이웃국가로 중국인들은 신의와 정을 중시한다"면서 "북중 전통우의를 중시하고 양국관계의 정상적 발전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의 한반도 정세와 6자회담의 재개 가능성과 관련, "한반도 정세는 총체적으로 안정을 유지하고 있으며 중국은 이를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발휘하고 있다"면서 "한반도의 평화 안정과 한반도 비핵화 실현은 각국의 공동이익에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현재 한반도 정세는 또다시 민감한 시기에 접어들었다"면서 "우리는 관련국이 냉정과 절제를 통해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언행을 많이 함으로써 6자회담 재개를 위해 양호한 분위기와 적극적인 조건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호소한다"고 말했다.
외교가 일각에서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올해 4월 시진핑(習近平 ) 중국 국가주석을 만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4월에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리는 아시아ㆍ아프리카 정상회의가 열린다. 이 회의에 북중 정상들이 모두 참석하면서 자연스럽게 정상회담 분위기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이 회의는 1955년 4월 인도네시아 반둥에서 처음 열려 '반둥회의'로 불린다. 미국과 소련에서 탈피, 자주적인 노선을 추구할 것을 결의한 이 회의를 계기로 비동맹 노선을 걷는 제3세계가 본격적으로 형성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른바 비동맹운동(NAM)의 시발점으로 통한다.
북한은 과거부터 비동맹외교를 주요한 외교 수단으로 적극 활용해 왔다. 김일성 주석은 1965년 1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했으며 이 계기에 '조선에서의 사회주의 건설과 남조선 혁명에 대하여'를 제목으로 현지에서 연설을 했다. 이때 김정일 노동당 총비서가 수행했다. 중국은 반둥회의 창설 멤버다. 2005년 50주년을 기념해 열린 회의에는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참석했다. 이번 회의는 60주년이 된다. 시 주석이 참석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인도네시아는 남북한을 포함해 관련 국가에 회의 개최 일정을 알렸으며 조만간 공식 초청장을 발송할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소식통은 이날 "'김일성 따라 하기'를 하는 김정은 입장에서 반둥회의는 주목할 만한 외교 일정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제1비서가 이번 회의를 정상 외교 데뷔 무대로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김 제1비서와 시 주석이 모두 참석하면 김 제1비서는 북중정상회담으로 국제무대에 데뷔하게 된다. 최근 러시아 외무성은 김 제1비서가 오는 5월 러시아에서 열리는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김동선 기자 matthe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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