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대형마트 방한복·난방기구 매출 오히려 늘어
기온 영향 많이받는 편의점은 겨울용품 매출 급감
눈 적게 온 올 겨울, 스노체인 매출 직격탄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 예년보다 덜 춥고 짧은 겨울날씨 탓에 유통 채널 간 겨울용품 매출 희비가 엇갈렸다.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방한용품 매출이 늘어난 반면 온도에 따라 매출 영향을 크게 받는 편의점은 되레 겨울용품 매출이 급감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의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귀마개와 방한모 매출은 전년 대비 각각 59.1%, 31.3% 증가했다. 방한장갑과 아동부츠도 18.1%, 16.6% 늘었다. 같은 기간 이마트에서도 전기요와 히터류를 포함한 겨울철 난방기구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1% 증가했다. 특히 전기 히터류가 34.5% 늘었다. 겨울철 시즌 가전 중 하나로 꼽히는 가습기 또한 전년 동기 대비 36.3% 증가세를 보였다. 개인 방한용품인 장갑(31.3%)과 모자(53.6%)는 전반적인 매출 증가세를 나타내는 한편 먹거리 중에서는 호빵이 동기간 22.6% 상승했다.
롯데백화점도 같은 기간 겨울 스포츠 의류와 신발이 전년보다 19.4% 늘었고 아웃도어 역시 17.3%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에서는 프리미엄 패딩류가 지난해 동기 대비 76.0% 급증했다. 1~2월 평균기온이 예년 수준보다 높아 따뜻한 겨울이었지만 2월 말 기습한파가 이어지면서 겨울용품 판매가 막판 뒷심을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눈과 관련된 제품은 유독 매출이 떨어졌다. 수도권은 지난해보다 적설량이 적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서울의 지난해 12월 평균 적설량은 3.5cm로, 전년 12월 평균 적설량 4.4cm에 비해 적게 나타났다. 이는 관련용품 매출에도 영향을 미쳤다. 롯데마트의 같은 기간 스노체인 매출은 전년 대비 -21.3%로 크게 줄었다. 스키·보드용품도 -18.3%로 부진했고 눈썰매는 0.6% 신장에 그쳤다. 이마트에서도 스노체인은 전년보다 35% 판매가 줄었다.
특히 편의점은 올해 겨울 장사를 대부분 공쳤다. 편의점은 대형마트나 백화점 등 다른 유통채널과 달리 차량을 이용하지 않고 걸어서 매장을 방문하기 때문에 온도에 따라 매출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다.
GS25는 올해 1~2월 찐빵 매출 증가율이 전년 대비 1%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7.4% 신장에 비하면 턱없이 부진한 수치다. 어묵맛살도 2.4%로 전년 16.5% 매출 증가 대비 8분의 1토막 났다. 스타킹도 6.7%로 전년 17.0%에 못 미쳤다. 편의점 CU의 대표적인 겨울 간식인 어묵과 호빵은 지난해보다 각각 7.4%, 8.3% 매출이 떨어졌고 원컵류도 4.9% 감소했다.
편의점 관계자는 "편의점은 날씨에 따라 매출에 큰 영향을 받으며 날씨 예보 등을 반영해 재고를 확보하는 것이 사업의 성패를 좌우한다"며 "올겨울은 예년과 달리 기온이 상대적으로 높아 대표적인 계절 상품들의 매출이 부진했다"고 말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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