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에 이어 올 들어 두 번째…분할 재상장 이후 처음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네이버(NAVER)가 이달에만 두 차례 연거푸 신저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주가가 60만원대 초반까지 밀리면서 연초 주가 리레이팅을 기대했던 투자자들은 혼란에 빠졌다. 실적과 신사업 모멘텀도 말라 있어 주가 약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에 시장의 관심이 쏠려 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네이버는 전날 장중 5.81%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 신저가 기록은 지난 10일에 이어 올 들어 벌써 두번째다. 같은 달 두차례나 신저가로 밀린 것은 지난 2013년 8월29일 게임사업부문(현 NHN엔터테인먼트)과 분할 재상장 이후로는 첫 기록이다.
네이버 주가는 전일 기준 63만9000원을 기록하며, 연말(71만2000원)보다 10.25% 이상 빠진 모습이다. 주가가 60만원 초반까지 밀리면서 연초 리레이팅 기대했던 시장은 혼란에 빠졌다.
네이버의 약세는 수급과 심리 요인이 더해진 결과로 분석된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전날 하루에만 10만주 이상 내다팔았다. 올 초부터 매도 물량을 쏟아내며 전날까지 3064억원 이상을 팔아치웠다. 네이버는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을 통틀어 외인 순매도 2위에 올라 있다.
네이버는 주력사업인 모바일 메신저 '라인'의 사용자수 확대와 기업공개(IPO) 이슈로 주가가 지난해 크게 내달린 상황에서 올해 예측되는 모멘텀이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사업영역이 거의 일치하는 알리바바와 바이두 등 미국에 상장된 중국 인터넷주들이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로컬과 글로벌 지수 편입을 앞두고 있다는 뉴스가 수급 분산 우려로 이어지며 투심을 악화시켰다.
네이버 주가는 '라인의 구조적 성장성이 유효하다'는 전망에 지난해 2월28일 처음으로 80만원을 넘어섰지만, 이후 새로운 모멘텀이 부각되지 못하면서 이후 주가도 70만원대에서 횡보했다.
증시 한 관계자는 "라인 매출 성장과 다변화라는 과제가 일년째 거의 제자리 걸음인 상황에서 주가가 먼저 내달린 측면이 있다"며 "회사 측이 올해 이익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10% 내외의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라인 성장세 둔화에 대한 시장의 우려도 더해졌다"고 분석했다.
잇단 신저가 추락에도 전문가들은 사야 할 때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실적과 신사업에서 예측할 만한 단기 모멘텀은 말라 있지만 중장기 성장성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네이버 기업가치에 영향을 미칠 만한 이벤트는 없다"며 기존 목표가 96만원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성종화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예측할만한 모멘텀 없지만 모멘텀이 될만한 소지들은 많다"며 "향후 네이버페이 등 모바일 간편결제 사업과 인터넷은행 진출 등 핀테크를 중심으로 한 신사업 모멘텀이 기대되는 부분"이라며 최근 조정을 기회로 한 적극 매수를 권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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