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과 무릎, 아킬레스건, 허리 등 "안 아픈데가 없네"
[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무릎-손목-무릎-아킬레스건-목-허리-무릎.
타이거 우즈(미국)의 부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2살 때 이미 '마이크 더글러스 쇼'에 출연했고, 3살 때 9홀에 48타를 쳤고, 5살 때 골프전문지 골프다이제스트에 나오는 등 어려서부터 골프천재로 살았지만 그만큼 몸은 고단했다. 허리 부상의 고통으로 지난주에는 결국 잠정 은퇴까지 선언한 우즈의 부상일지를 다시 한 번 살펴봤다.
스탠퍼드 대학 1학년인 1994년 12월 첫 수술대에 올랐다. 무릎 주변의 반흔조직(죽은 세포조직)과 왼쪽 무릎의 종양 2개를 떼어냈다. 시즌이 끝났고 회복 능력도 빠른 나이라 재활에 문제는 없었다. 이듬해 US아마추어챔피언십에서 대회 2연패를 일궈냈고, 20살의 나이로 첫 출전한 마스터스에서 공동 41위에 올랐다.
그해 첫 출전한 US오픈에서는 그러나 손목에 이상이 생겼다. 1라운드 74타, 2라운드 6번홀에서 기권했다. "미처 경험하지 못한 메이저대회의 깊은 러프 때문이었다"는 분석이 있었다. 2002년에는 십자인대 수술을 위해 병원 신세를 졌다. 여기까지는 그래도 골프선수라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소소한 부상이었다.
과도하게 사용한 무릎을 보호하기 위해 스윙을 교정하면서 첫 슬럼프를 겪었다. 스윙 코치 부치 하먼과 결별한 뒤 2003년부터 2년 동안 메이저 우승이 단 한 차례도 없었고, 적어도 5승 이상을 쓸어 담던 우즈의 2004년 성적 역시 단 1승에 그쳤다. 스윙이 제자리를 잡은 2005년에는 그러나 메이저 2승을 포함해 시즌 6승을 수확하는 등 2008년까지 4년 동안 무려 25승을 수확해 다시 전성기를 맞았다.
2차 슬럼프는 2008년 US오픈에서의 무리수가 화근이 됐다. 4월 관절경 시술을 받았던 우즈는 2008년 6월 왼쪽 무릎의 인대까지 파열된 상태였다. "목발을 짚어야 한다"는 의사의 권유를 무시한 채 US오픈 출전을 강행했다. 4라운드에 18홀 연장전, 플레이오프 1개 홀까지 무려 91홀 사투 끝에 메이저 14승째를 일궈냈지만 이후 8개월간 수술과 재활을 반복하는 엄청난 대가를 치러야 했다. 2009년에는 그래도 7승을 보태 건재함을 과시했다.
2009년 '섹스스캔들'이 터지면서 최악의 시기가 도래했다. 2010년부터 2년 동안 무관의 제왕으로 전락했다. 부상도 달고 다녔다. 2010년 5월 플레이어스에서는 경기 도중 목 통증을 호소하며 4라운드에서 기권했다. 그해 12월 다시 오른쪽 아킬레스건을, 2011년 4월 마스터스에서는 왼쪽 아킬레스건을 삐끗했다. 5월 플레이어스에서는 아킬레스건 부상이 악화돼 1라운드 도중 기권했다.
2012년 3승, 2013년 5승을 거두며 화려하게 귀환한 게 오히려 의아할 정도였다. 다리와 손목, 목 부상이 수시로 걸림돌이 됐다. 2013년 US오픈 1라운드에서는 4라운드 합계 13오버파를 쳐 프로 데뷔 이후 US오픈 최악의 성적을 냈다. 지난해 3월 허리 수술 이후 무려 11개월 동안 스윙코치까지 교체하며 마지막 불꽃을 태우기 위해 노심초사했지만 '컷 오프'와 기권이 이어지면서 지금은 입스 논란까지 가중되고 있다.
손은정 기자 ej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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