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미국 뉴욕증시는 19일(현지시간) 혼조세로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전일에 비해 44.08포인트(0.24%) 내려간 1만7985.77에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는 18.34포인트(0.37%) 상승하며 4924.70을 기록했다. S&P500지수는 2.23포인트(0.11%) 하락한 2097.45에 거래를 마쳤다.
증시는 개장 초반 그리스 구제 금융 협상을 둘러싼 우려와 국제유가 급락으로 인해 약세로 출발했다. 고용지표 호조에도 불구하고 조심스럽게 출발한 증시는 이후 낙폭을 줄이며 혼조세를 이어갔다. S&P500지수는 장중 한때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지만 이후 소폭 하락했다. 다만 나스닥지수는 기술주들의 선전에 힘입어 전날에 이어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리스 정부는 이날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회원국에 자금지원을 공식 요청하면서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 요구를 일부 수용했다.
그러나 마르틴 예거 독일 재무부 대변인은 이날 이메일 성명에서 "그리스 정부가 유로그룹에 제출한 문서는 실질적인 해법이 될 수 없는 제안"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구제금융 프로그램이 요구하는 조건들을 충족하지 않은 채 가교 성격의 자금 제공을 바라는 방향으로 지난 16일 유로그룹과 합의한 데서 벗어난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그리스의 제의는 유로존의 금융 안정을 도모할 수 있는 합리적 해결을 위한 길을 연 긍정적인 신호"라고 말해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유로그룹은 실무 차원에서 제안서를 검토하고 20일 오후에 벨기에 브뤼셀에서 긴급회의를 열어 논의하기로 했다.
한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이날 구제금융 문제를 놓고 50여분간 전화통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들은 양국 정상이 건설적인 대화를 가졌다고 전했다.
국제유가는 이틀 연속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98센트(1.9%) 하락한 51.16달러에 마감했다.
ICE유럽선물시장에서 브렌트유는 배럴당 25센트(0.41%) 내려간 60.28달러 선에서 움직였다.
미국석유협회(API)는 전날 장 마감 이후 지난 주 원유재고가 1430만배럴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예상보다 많은 재고 증가에서 WTI 가격은 배럴당 50달러 아래로 급락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오전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원유재고가 770만배럴이나 늘어난 4억2560만배럴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 310만배럴보다 많고 EIA가 주간 집계를 시작한 1982년 이후 최대 규모다.
그러나 API의 발표치보다는 상대적으로 낮은 재고 증가여서 유가는 이후 낙폭을 다소 줄였다. 유가 급락의 영향으로 하락했던 증시도 오후들어 다소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한편 미국 노동부는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한 주 전보다 2만1000 건 줄어든 28만3000 건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시장의 예상치는 29만~29만3000 건이었다.
전문가들은 미국 노동시장이 꾸준히 호전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로 분석했으나 이날 증시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세계최대 유통기업인 동시에 저임금 착취 기업으로 악명이 높은 월마트는 오는 4월부터 미국 내 정규직 및 비정규직 매장 근로자들의 최저 임금을 시간당 9달러(9946원)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 연방정부의 법정 최저임금(7.25달러)보다 24% 정도 높은 수준이다.
월마트는 이같은 조치로 140만명의 직원 중 3분의 1이 혜택을 보게되며 올해 10억달러의 추가 지출이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조치로 월마트 근로자의 평균 임금은 정규직의 경우 12.85달러에서 13달러로, 시간제 비정규직은 9.48달러에서 10달러로 인상될 전망이다.
발표이후 월마트 주가는 고전을 면치 못했고 이날 3.21% 하락했다.
보잉사는 이날 주가가 1.71% 오르며 지수를 떠받쳤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