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량 회사채 투자 수요 몰려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회사채 발행이 늘면서 공급이 증가하는데도 불구하고 가격은 오히려 오르는(금리 하락) 역설적인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우량 회사채에 목마른 투자자들의 대기 수요가 몰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회사채 수요예측 금액은 증액 발행을 포함해 약 4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3년 9월 이후 1년 4개월 만에 가장 많은 규모다. 통상 연초에 회사채 발행이 활발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이는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채권금리와 우량 회사채에 목마른 투자자들의 수요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분석된다.
김상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달 회사채 수요예측은 1월이었음에도 이례적으로 4조원이 넘는 규모로 진행됐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별 민평금리(민간 채권평가사들이 산정한 금리 평균치)보다 낮은 수준에서 발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투자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회사채 발행금리는 개별 민평금리보다 평균 0.0271%포인트 낮게 발행됐다. 이 같은 현상은 지난해 하반기 들어 두드러지고 있다. 정부의 공기업 부채 감축으로 공사채 발행이 크게 줄면서 우량 회사채에 대한 기관투자가들의 수요가 몰리고 있는 것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AA0 등급 회사채 3년물 금리는 지난 13일 2.276%로 올 들어 0.154%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3일에는 국채 금리가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동반 하락해 2.179%로 바닥을 찍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주요국들의 잇단 양적완화 조치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반영된 상황에서 회사채 발행시장의 호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임정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회사채 미매각 물량이 거의 없을 정도로 연초부터 회사채 발행시장은 강세를 기록했다"며 "전체적인 회사채 수요와 무관하게 특정 종목의 수요 부진으로 회사채 미매각률이 확대될 수 있으나 전체적인 강세 분위기는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박민규 기자 yush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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