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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엔 영화]결핍과 욕망이 낳은 괴물…충격 실화 바탕으로 한 '폭스캐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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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살해한 '존 듀폰' 사건 영화화...베넷 밀러 감독 작품

[주말엔 영화]결핍과 욕망이 낳은 괴물…충격 실화 바탕으로 한 '폭스캐처' 영화 '폭스캐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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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기이하다 못해 섬뜩하기까지 하다. 영화 '폭스캐처'에서 스티브 카렐이 연기한 '존 듀폰'의 캐릭터는 영화의 온도를 줄곧 서늘하고 건조하게 유지시킨다. 스티브 카렐은 때론 병적이고, 때론 유아적인 이 인물의 말투와 걸음걸이, 눈빛과 숨소리마저 고스란히 재연해낸듯 하다. 웃음기를 거둔 그의 창백한 표정은 비록 관객들에겐 낯설지라도 이 예측불가능한 인물을 표현해내는 데는 더할나위 없다. 이번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의 후보에 오른 것도 당연한 수순이다.

'존 듀폰'은 실제 인물이다. 미국의 화학 재벌 '듀폰'의 상속자로, 조류학자, 우표수집가, 올림픽 5종 경기 출전자격을 지닌 선수 등 다방면에서 활동한 억만장자다. 1980년에는 1센트짜리 희귀 우표 한 장을 사들이는 데 무려 한국 돈으로 10억원을 지불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한 인물이기도 하다. 듀폰은 자신이 물려받은 농장 '폭스캐처'에 레슬링 훈련시설을 만들고는 선수들을 차례로 영입한다. 그가 적극적으로 후원을 아끼지 않은 선수가 바로 마크 슐츠다.


마크 슐츠와 존 듀폰에게는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감정이 있었다. 마크 슐츠는 금메달리스트로 활약한 형 '데이브 슐츠'의 후광에 가려져 늘 주눅들어 있다. 존 듀폰은 항상 어머니의 인정에 목말라있다. 국가대표 레슬링 팀을 만들고자 한 것도 어머니에게 인정받기 위해서다. 처음에 마크 슐츠와 존 듀폰은 친구로서, 또 후원자와 선수로서 서로를 의지하며 지낸다. 하지만 이들의 행복했던 시간은 잠시뿐. 존 듀폰이 마크의 형인 데이브를 '폭스캐처'의 코치로 불러들이면서 비극은 시작됐다.

[주말엔 영화]결핍과 욕망이 낳은 괴물…충격 실화 바탕으로 한 '폭스캐처' 영화 '폭스캐처' 중에서


1984년 LA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마크 슐츠는 형의 지도를 받으며 다음 대회인 88서울올림픽을 준비해나간다. 하지만 어머니의 죽음 이후 더욱 본색을 드러내는 존 듀폰, 형에 대한 극심한 열등감과 듀폰에 대한 배신감에 시달리는 마크, 동생을 지키고자 하는 데이브, 이들의 기묘한 삼각관계는 '폭스캐처'에 묘한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1996년 끝내 데이브 슐츠를 사살한 혐의로 존 듀폰은 체포되고 마는데, 당시 미국 전역을 술렁이게 한 이 살인사건의 범행 동기는 아직까지도 미스터리로만 남아있다.


'카포티', '머니볼' 등 실제 사건을 다루는 데 탁월한 재능을 보인 베넷 밀러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오랜 준비와 조사 끝에 베넷 밀러 감독은 "이 우스꽝스럽고 터무니없게 느껴지는" 실제 사건을 밀도 높은 심리극으로 재탄생시켰다. 인물들이 가지고 있는 결핍과 욕망을 표정과 눈빛만으로 표현해낸 배우들의 연기는 감탄을 불러일으킨다. 스티브 카렐 뿐만 아니라 채닝 테이텀과 마크 러팔로의 앙상블 역시 흠잡을 데 없다. 작년 칸영화제에서는 감독상을 받았고, 이번 아카데미에서는 감독상, 남우주연상, 남우조연상, 각본상, 분장상 등 5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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