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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LG 주장의 '자율팀워크'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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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농구' 김영환, 철저한 자기관리·신념으로 우승 노려

창원 LG 주장의 '자율팀워크'論 김영환[사진=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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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사람 좋으면 꼴찌(Nice guys finish last)."
미국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 브루클린 다저스(현재 LA 다저스) 등을 맡아 통산 2008승(1709패)을 기록한 리오 듀로셔 감독(사망)의 말이다. 리더는 성적만 좋으면 인간성은 문제될 게 없다거나, 선수들을 강압적으로 다뤄야 한다는 의미로 쓰인다. 특히 국내 프로스포츠에서 통용된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유소년 때부터 엄격한 통제와 규율에 익숙하다 보니 그럴 만도 하다.

창원 LG의 주장 김영환(31)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억압해서 말을 듣게 하는 시대는 지났어요. 선수들의 개성이 뚜렷해졌잖아요. 개개인마다 스트레스도 많을 텐데 잔소리를 늘어놓는다고 문제가 해결될까요?" 그는 LG에서 '착한 선배'로 통한다. 코트에서 인상을 찌푸리거나 고함을 지르지 않는다. 팀 성적이 부진해도 후배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최대한 수렴하려 애쓴다. "선수 한 명이 빠졌다고 무너지면 팀이 아니죠. 다른 선수들에게 기회가 돌아가는 거잖아요. 오히려 반등의 계기가 될 수 있죠."


LG의 올 시즌이 그렇다. 문태종(40)과 김종규(24)가 인천아시안게임에서 다치거나 체력이 말라붙어 경기에서 빠지거나 고전하고, 데이본 제퍼슨(29)이 왼 팔꿈치를 다쳐 결장이 이어졌다. 하지만 후보 선수들의 분전으로 플레이오프 진출의 불씨를 살렸고, 주축선수들이 모두 합류하면서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2일 고양 오리온스와 경기(93-84 승)를 시작으로 11연승을 달린다. 창원실내체육관에서 6일 열리는 원주 동부와 경기마저 잡을 경우 올 시즌 프로농구 팀 최다 연승 신기록을 이루게 된다.

창원 LG 주장의 '자율팀워크'論 김영환[사진=김현민 기자]


"시즌 중반 (김)시래(26)까지 허리를 다치니까 솔직히 암담하더라고요. 티를 낼 수는 없었어요. 저로 인해 팀 전체가 흔들릴 수 있으니까요. 후보 선수들에게 기회를 잡으라며 다독이기 바빴죠." 한없이 관대할 것 같은 김영환도 채찍을 들 때가 있다. 팀 분위기를 흐트러뜨리거나 저해하는 일을 용납하지 않는다. "선수들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려면 분명한 기준이 있어야 돼요. 그 틀을 유지해야 선수들 사이 불만을 최소화할 수 있어요." 명확한 기준을 위해 그는 자신부터 엄격하게 관리한다. "그동안 다양한 선배들을 접했는데 불성실한 태도를 보이면서 질책을 하면 후배 입장에서 따르기가 싫어지더라고요. 그런 선배가 되고 싶지 않았어요. 먼저 모범을 보여 후배들이 스스로 따라올 수 있도록 만들고 싶었죠."


그래서 온몸이 쑤셔도 꾹 참고 뛰었다. 김영환은 올 시즌 LG에서 유일하게 전 경기를 뛰었다. 총 출장시간은 21시간9분27초로 김시래(21시간28분27초)에 이어 팀 내 두 번째로 많다. "한 경기만 쉬고 싶다는 생각이 왜 안 들었겠어요. 그 때마다 후배들도 따라할 수 있다는 우려를 계속 떠올렸죠."


2012년 부산 kt에서 그를 데려와 바로 주장까지 부여한 김진(54) 감독은 "매사 성실하고 침착한 선수다. 책임감까지 강해 이적생이라는 주위의 우려에도 주장을 맡길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주축 선수들의 계속된 이탈로 시즌 중반까지 팀을 운영하기 어려웠다. 그때마다 영환이가 중심을 잡아주지 않았다면 지금과 같은 돌풍은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창원 LG 주장의 '자율팀워크'論 김영환[사진=김현민 기자]


기량 면에서도 그렇다. 김영환은 철저한 자기관리와 신념 속에 팀의 주요선수로 거듭났다. 마흔세 경기에서 평균 10.5득점 3.1리바운드 1.5도움을 기록했다. 수비에서도 빛났다. 악착같은 마크와 영리한 협력 수비로 상대의 기동력을 곧잘 떨어뜨렸다. "득점에서 최고가 될 수 없다면 수비에서 최선을 다 해야죠. 처음에는 많이 힘들었는데 이제는 요령이 생겼어요. 어떤 선수와 부딪혀도 자신이 있어요."


시선은 이제 플레이오프를 향한다. 목표는 챔피언결정전 우승. 지난 시즌 놓친 통합우승의 아쉬움을 반드시 씻겠다는 각오다. "부담 없이 한 계단씩 오른다면 해낼 수 있지 않을까요. 이 분위기라면 어떤 상대를 만나도 해볼 만해요." 그는 주장의 역할도 잊지 않는다. "선수들이 자만하지 않도록 신경을 많이 써야죠. 새로운 동기도 마련해야 하는데, 앞으로 더 바빠지겠어요."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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