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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돈 쓰는 中, 기축통화 갈 길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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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 "부도 위기국 자금 지원에 좀 더 신중해야"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중국은 최근 베네수엘라·아르헨티나 등 경제위기 국가들에 공격적으로 자금을 지원해주고 있다. 중국의 최종 목표는 이로써 국제 금융시장에서 미국을 제치고 최대 '슈퍼파워'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꿈이 실현되려면 예상보다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할 것이라고 최근 분석했다. 중국의 자본시장 개방 정도, 위안화 위상, 자금 지원의 투명성 등 다양한 면에서 글로벌 리더가 되기에 부족한 점이 많다는 것이다.

중국은 베네수엘라의 최대 차관 원조국이다. 2007년 이후 중국이 베네수엘라에 제공한 차관은 무려 500억달러(약 54조6500억원)다. 베네수엘라 경제가 장기 침체에 빠지면서 다른 나라들은 등 돌렸지만 중국만 통 큰 지원을 이어오고 있는 것이다.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기가 해결되지 않고 있는 아르헨티나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해 아르헨티나를 방문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인프라 투자 명목으로 75억달러나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중국 은행들은 러시아 석유 기업들에 지금까지 300억달러 이상을 빌려줬다.

중국의 돈이 흘러들어간 곳은 이들 나라 말고도 더 있다. 2008년 이후 중국이 통화스왑 형태로 돈을 대준 국가는 캐나다에서부터 파키스탄까지 30여개국에 이른다.


중국은 직접 차관 제공 외에도 국제기구 설립을 통해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등과 겨루고자 한다. 아시아인프라개발은행(AIIB) 설립으로 일본의 입김이 거센 아시아개발은행(ADB)을 견제할 생각이다.


중국은 실크로드 펀드도 조성했다. 펀드의 목표는 아시아·중동·유럽을 잇는 육상 실크로드와 태평양·인도양·대서양을 잇는 해상 실크로드 복원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종잣돈이 실크로드 펀드다.


중국이 국제 금융시장에서 보폭을 넓히는 중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가 위안화의 국제화를 달성하기 위함이다. 영란은행은 1900년대 중반 금융위기 당시 혼란으로 허덕이던 국가와 기업들에 돈을 대줬다. 그 결과 파운드는 주요 기축통화로 부상할 수 있었다. 미국도 풍부해진 유동성을 세계 곳곳에 풀면서 달러의 지위가 격상됐다.


그러나 현재 중국의 자금 지원은 과거 미국·영국과 성격이 다르다. 특히 부도위기의 국가에 많은 자금을 대주는 것은 매우 위험한 선택이다. 중국의 지원금이 해당 국가에서 어떻게 쓰이는지 제대로 공개되지 않고 있다. IMF가 중국에 신중함을 요구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중국도 실수를 알고 있는 듯하다. 개도국을 원조하는 중국개발은행의 해외 대출은 2009~2011년 50% 급증했다. 하지만 2013년 10%로 증가세가 둔화했다.


중국이 추진 중인 AIIB는 다른 나라들로부터 공감을 얻는 데 실패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기구 운영의 투명성에 대해 강조하며 동참해달라고 호소하고 있지만 많은 국가는 여전히 중국의 진의를 의심하고 있는 것이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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