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삼성SDI 합병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해 7월 제일모직 소재부문과 통합 후 처음으로 집계한 실적에서 전분기보다 양호한 성적을 내놨다. 아직까지는 통합 후 새로 정비한 사업부간 시너지보다 각 사업부 현황에 따른 실적 변화가 더 크다는 분석도 있지만 안정적으로 돌아선 업황 구조로 올 한해 호재가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26일 삼성SDI는 4분기 매출액 1조9101억원, 영업이익 372억2900만원, 당기순손실 1288억4400만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분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0.97%, 14.37% 늘었다. 반면 13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당기순손실은 삼성엔지니어링 보유주식 가치 하락과 PDP 등 중단사업 손익 반영 등이 4분기 실적에 반영되면서 손실 폭이 늘었다.
눈에 띄는 점은 합병 후 개선된 실적이다. 지난해 합병 이전과 이후를 합한 삼성SDI의 연간 총 매출은 5조4742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기간 영업이익은 708억원, 당기순손실은 803억원이었다. 합병전인 2013년 삼성SDI의 총 매출이 5조164억원, 영업손실 273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통합법인 출범 후 수익구조가 안정적으로 바뀐 셈이다.
실제 지난해 4분기 실적은 3분기에 비해 매출은 183억원, 영업이익은 46억원 가량 증가했다. 전지 사업이 신제품 출시와 물량 확대를 통해 전분기 대비 매출이 크게 증가한 때문이다.
스마트폰용 등 소형전지는 신시장용 및 고부가 제품의 판매가 확대됐고 자동차용 전지 역시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의 물량이 늘어나며 매출이 증가했다. 또 에너지저장장치(ESS)는 시장점유율 1위를 달성하며 시장을 선도했다.
전자재료 사업도 견조한 전방산업 수요에 힘입어 전분기 대비 실적이 개선됐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매출이 소폭 감소했지만 수익성은 개선되면서 수익을 견인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올해는 합병법인 출범에 따른 효과가 본격화 되면서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사업 부문별로 보면 전자재료 부문에서는 편광판의 실적 성장에 대한 기대가 높다. 대화면 TV 수요가 증가하면서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고객사 중심으로 성장이 예상된다. 삼성SDI 관계자는 “올해 편광필름 부문에서 전년 대비 10% 후반대 성장이 예상된다”며 “편광필름에 대해 수율 개선 등 생산성 노력을 계속하고 있고 풀가동, 풀판매가 현재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케미칼 부문에서는 최근 주요제품 가격 하락으로 매출 감소가 예상되는 한편, 고마진의 인조대리석 매출 비중 증가로 이익률이 회복될 것이란 기대다. 이외 소형전지 부문은 폴리머 채용 스마트폰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점이 기회다. 삼성SDI도 이 같은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폴리머 전지에 역량을 집중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폴리머가 가장 많이 성장할 것으로 보이며 원형전지가 견조한 성장을 보일 것”이라며 “폴리머에 역량을 집중해서 경쟁력을 우위 확보해 올해 한자리 수 성장을 전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SDI는 지난해 7월 제일모직 소재 부문과의 합병으로 에너지솔루션 부문·소재 부문 각자 대표 체제를 유지하다가, 지난 12월 조남성 사장이 단독 대표이사를 맡으면서 부문 체제를 폐지했다. 소형전지·중대형전지·케미칼·전자재료 등 4대 사업부로 조직을 개편했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