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과학을 읽다]생태도시의 패러독스

시계아이콘01분 30초 소요

정부의 자기 기만과 대중의 생태욕구가 만든 '환상'

[과학을 읽다]생태도시의 패러독스 ▲중국 상하이.
AD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생태(Eco)와 도시(City)의 결합어인 '생태도시(Ecocity)'에 잔뜩 웅크린 채 숨어 있는 '진실'은 무엇일까. '생태'와 '도시'의 패러독스(Paradox)는 무엇일까.

생태도시를 꿈꾸는 자와 진짜 생태실천가는 어떻게 다를까. 최근 출간된 두 권의 책이 관심을 모은다. 줄리 제(Julie Sze)의 '환상의 섬(Fantasy Islands)', 폴 스타인베르그(Paul Steinberg)의 '누가 지구를 지배하나(Who Rules the Earth?)'이다. 해외과학매체인 뉴사이언티스트는 최근 두 권의 책을 소개하면서 생태도시에 대한 '환상과 현실'을 다뤘다.


생태주의를 추구하는 부류는 크게 두 가지 버전이 존재한다. 첫 번째 버전은 '목가주의 버전'이다. 이들은 땅으로 되돌아가자는 목소리를 강조한다. '삽질'을 통해 땅을 파 엎고 개발하기보다는 불편하더라도 단순하고 소박하게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 사람들이다.

두 번째 버전은 현대주의적인 '하이테크 버전'이다. 이를 갈망하는 사람들은 '삽질'을 아주 좋아한다. 엔지니어와 건축가, 부동산 회사에 의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생태 도시'에 열광하고 이곳에 살고자 하는 이들이다.


중국의 동탄(Dongtan) 신도시가 있다. 상하이 지도자들은 양쯔강 상류에 충적층이 쌓여 만들어진 충밍 섬에 2050년까지 50만명이 살 수 있는 생태 신도시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동탄 신도시는 바이오가스와 풍력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고 물을 재활용하며 주변은 농장과 숲으로 둘러싸기로 했다. 물론 골프장까지 건설하겠다는 입장도 빼놓지 않았다. 상하이 '그린 정책'의 촉매제라고 대대적으로 알렸다.


전 세계적으로 히트를 쳤다. 당시 켄 리빙스톤 런던시장과 존 프레스콧 영국 부총리가 런던 인근에 동탄 신도시와 같은 마을을 만들겠다는 꿈을 그리며 동탄 신도시를 2006년에 방문하기도 했다.


중국은 동탄 신도시에 대한 전 세계적 관심을 집중시키기 위해 2010년 그린(Green) 상하이월드엑스포까지 개최했다. 이후 변화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2010년 이후 동탄 신도시는 아무 것도 변하지 않았다. 몇 가지 변화는 있었다. 그 사이 온갖 부정비리와 스캔들에 연루돼 개발 책임자들은 사임하거나 체포됐을 뿐이다. 동탄 신도시 청사진을 만들었던 영국 건축회사는 "동탄은 이미 죽었다"고 지적했다.


동탄 신도시를 두고 상하이 정책 추진자들과 달리 많은 시민들은 처음부터 냉소적이었다고 줄리 제는 책에서 썼다. 줄리 제는 책을 통해 "정부의 자기기만과 대중들의 생태추구 욕망이 겹쳐지면서 동탄 신도시와 같은 환상이 강요당했다"고 해석했다.


줄리 제는 동탄 신도시가 만약 건설된다고 하더라도 의미 없고 인공적인 '탬즈타운'에 불과할 것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탬즈타운은 상하이에 있는 영국식 작은 마을이다. 이 마을은 자갈길과 작은 상점들이 있는데 지금은 웨딩 촬영장소로만 간간이 이용될 뿐이다.


줄리 제는 "최근 벌어지고 있는 생태도시는 진정한 환경운동이라기보다는 부동산에 더 많은 관심이 있다"고 지적한 뒤 "도시의 액세서리쯤으로 생각하고 있고 이런 상황이다 보니 아랍에미리트의 마스다르 시티가 탄생하게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치과학자인 폴 스타인베르그의 'Who Rules the Earth?'라는 책은 사회적 제도가 어떻게 인간의 활동을 지배하는지에 대해 주목했다. 폴 스타인베르그는 쓰레기를 재활용하고 초록 채소를 키우는 사람들은 조금은 개인주의적이란 점을 강조했다. 폴 스타인베르그는 "사회적 제도를 바꾸기 위해서는 진정한 생태주의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개인주의에서 벗어나 집단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