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엔저 효과로 일본을 찾는 방문객이 급증하고 있지만 정작 경기회복에는 별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 미국 CNBC 방송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해 일본을 찾은 외국인은 1340만명으로 1년 전에 비해 30%나 급증했다. 같은기간 여행객들이 일본에서 쓰고 간 돈은 2조엔(18조3614억원)으로 43% 늘었다. 일본 정부는 도쿄 올림픽이 개최되는 2020년까지 관광객 2000만명 돌파라는 목표를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이같은 관광붐은 일본의 경제회복을 이끄는 데는 역부족인 듯하다. 일본 국내총생산(GDP)에서 관광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5%다. 북미·유럽·동남아시아 등 다른 국가들의 경우 이 비율이 10% 정도 된다.
노무라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 관광객 지출의 GDP 기여도는 0.5%에 불과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해외 관광객 증가가 가져온 실질 GDP 성장률은 0.3%라고 계산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마셀 틸리언트 애널리스트는 "관광객들이 쓰고 가는 돈은 미미한 수준이며 고용증가·자본지출 등의 선순환 효과는 찾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지난달 해외 관광객들의 일본 내 지출은 전년동기대비 175% 늘었다. 하지만 같은 달 일본의 백화점 매출은 오히려 1.7% 줄면서 9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지난해 일본 백화점들의 동일매장 매출 역시 0.1% 뒷걸음질했다. 이는 지난해 4월 단행된 소비세 인상 타격이 관광붐으로 극복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나마 씀씀이가 큰 중국 관광객이 대폭 늘고 있는 것은 불행 중 다행이다. 지난해 일본을 찾은 중국인 숫자는 240만명으로 전년동기대비 84% 급증했다. 중국인들의 1인당 지출액 역시 23만1753위안(약 4048만원)으로 10.4% 늘었다.
일본 정부는 최근 중국인 관광객들에 대한 비자 발급 조건을 완화해주는 등 큰 손 요우커 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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