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저비용항공사(Low Cost Carrier, LCC)가 출범 10주년을 맞았다.
LCC는 출범 10년만에 연평균 6%의 성장세를 보이며 국내선에서 시장점유율 50%를 넘어서는 등 파죽지세로 시장 장악에 나서고 있다.
제주항공은 '저비용항공 출범 10주년' 자료를 통해 "LCC 출범 전, 선택권 없이 독과점의 폐해를 고스란히 떠안았던 항공소비자는 이제 시장의 주체가 됐다"고 평가했다.
제주항공은 저렴한 항공권으로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높아진 결과 국적항공사를 이용한 여행객수는 2005년 3561만1971명에서 지난해 6018만8157명으로 늘어났다. 연평균 6% 이상의 성장세를 이어간 셈이다.
반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밖에 없었던 1996년부터 2004년까지는 연평균 여객성장률이 0.75%에 그친다.
제주항공은 "과거 FSC 2개 항공사가 제한적인 경쟁을 펼치며 사실상 시장주도권을 쥐고 있었다"며 "이후 LCC가 시장에 진입하면서 완전경쟁을 유도했고 운임 인하를 비롯한 서비스 경쟁은 해외여행의 대중화를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특히 LCC의 성장은 시장구도를 완전히 변화시켰다. 2005년과 2006년 각각 0.2%와 2.2%에 불과했던 수송실적 기준 LCC의 국내선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51.2%까지 성장했다.
국제선도 제주항공이 처음 운항을 시작한 2008년 0.05%에 불과했던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11.5%까지 늘어났다.
올해 제주항공 등 5개의 국적 LCC는 공격적으로 기단을 확대하고 신규 노선 확대에 나선다는 점에서, 국내선 점유율은 55%를 넘어 60%까지 근접할 수 있을 전망이다.
또한 LCC의 급속 성장은 고용창출 등 사회적 가치를 높이는데도 큰 기여를 하고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집계에 따르면 항공사와 협력사를 포함한 항공운송업 관련 사업체 종사자수는 2005년 1만4891명에서 마지막 통계가 작성된 2012년 2만6828명으로 80% 증가했다.
LCC 외형 성장에 따른 신규인력 채용 등이 고용시장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LCC의 성장은 자연감소분을 보충하는 수준이 아니라 신규채용이라는 점에서 고용창출에 큰 기여를 하고 있는 셈이다.
안전성 논란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10년 국적 LCC 5개사는 간 단 한 명의 인명사고 없이 안전하게 운항하고 있다.
제주항공 등 5개 국적LCC들은 지난 10년 간 FSC의 눈에 보이지 않는 많은 견제와 규제를 딛고 시장의 중심에 섰지만 여전히 많은 도전에 직면해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점점 좁아지는 시장에서 입지를 되찾고 실적 개선 차원에서 LCC 자회사 추가설립을 시도하고 있다. 지역공항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LCC 설립도 끊임없이 추진되고 있다. 또 에어아시아 등 외국계 LCC들도 한국법인 설립을 통한 우리나라 하늘 길을 차지하기 위한 야욕을 숨기지 않고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지난해 연말을 기준으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국내선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0%를 밑돌지만 진에어와 에어부산 등 자회사를 포함할 경우 시장 지배력은 약 70%까지 늘어난다"고 밝혔다.
이어 "형식적으로는 다원화된 시장구조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여전히 기존항공사 중심의 시장구조가 유지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항공산업 발전을 위한 최적의 대안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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