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지난 1주일 동안 원ㆍ달러 환율이 크게 출렁였다. 연초부터 변동성이 커지는 모습에 배경과 향후 전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6일 서울 외한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달러당 1077.3원에 거래를 마쳤다. 9일 종가가 1090.0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1주일 사이 12.7원이 하락한 셈이다. 이 같이 환율 변동 폭이 컸던 배경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때문이다. 16일 원ㆍ달러 환율 하락은 스위스발 쇼크의 영향을 받았다. 스위스 중앙은행(SNB)이 3년 4개월 만에 자국 통화인 프랑의 환율 하한선을 포기하겠다고 선언, 예상치 못한 충격에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커진 탓이다. 전문가들은 스위스의 최저환율제 포기가 변동성이 커지는 글로벌 외환시장을 자극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12일에도 원ㆍ달러 환율은 하루 사이 8.6원이 내리면서 1081.4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의 하락세는 미국의 경제지표와 통화정책 방향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것이었다. 미국의 12월 고용지표는 양호했지만 임금 인상률이 기대치를 하회하면서 금리인상 시기가 늦춰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 데 따른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미국 금리 인상 시점이 늦춰질 것으로 전망되는 점은 지난해 하반기에 원ㆍ달러 환율 상승을 견인했던 엔ㆍ달러 상승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하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도 글로벌 외환시장의 변동성 확대에 영향을 받아 원ㆍ달러 환율도 출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유가 하락을 비롯해 일본과 중국의 경제 상황도 원ㆍ달러 환율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유가 하락이 에너지 수입이 많은 일본에 긍정적으로 작용해 엔ㆍ달러 환율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이 영향은 엔과 동조화된 움직임을 보이는 원화 가치에도 반영될 수 있는 것이다. 올해 중국 경제 성장세 둔화 및 금융시장 불안 우려도 변수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미국 달러화 강세는 재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 13일 금융연구원, 한국국제금융학회 주최로 열린 '미국의 금리 인상, 일본의 양적완화 지속과 한국의 대응' 세미나에서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주요 투자은행(IB)들은 올해 말 원ㆍ달러 환율이 달러당 1130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3분기 말 1135원까지 상승한 뒤 연말에 소폭 하락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엔ㆍ달러 환율은 달러당 연말에 125엔까지 상승하고 원ㆍ엔 환율이 100엔당 900원 내외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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