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기업형 임대사업을 정부가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건설사들이 잇따라 적극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현대산업개발과 호반건설 등의 최고경영자(CEO)도 공개 석상에서 잇따라 기업형 임대사업을 찾아나설 뜻을 밝혔다.
16일 건설협회 서울시회 신년교례회를 찾은 건설사 CEO들은 대통령 업무보고에 포함된 '기업형 임대사업'에 대해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주택사업에 주력해온 건설사들이 2~3년 전부터 임대사업을 사업 포트폴리오의 하나로 검토해왔는데 최근 정부가 지원책을 내놓으며 우호적인 입장으로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재식 현대산업개발 사장은 정부 정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적극적으로 기업형 임대사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산업개발은 보유하고 있는 택지를 대상으로 기업형 임대사업지를 물색하고 있는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조직개편 과정에서 신설된 '사업기획팀'이 기업형 임대사업을 맡는다. 임대관리업을 전담하고 있는 계열사 아이서비스의 노하우를 활용할 수 있어 다른 건설사들보다 유리한 위치에 있다.
현산은 정부가 앞으로 임대사업용으로 내놓는 택지만 기다리지 않고 분양용으로 매입했던 토지를 임대로 전환할 경우 수익성이 얼마인지를 따져보기 위해 시뮬레이션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최대 물량의 분양을 쏟아내며 시공능력순위 15위에 오른 호반건설도 기업형 임대사업 정책 발표 이후 적극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 박철희 호반건설 전무는 "기업형 임대주택을 열심히 검토하고 있다"며 "아직까지 언제 얼마나 하겠다고 말할 수준은 아니지만 아파트 분양을 많이 하고 있고, 필요하다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내안에'라는 브랜드로 비수도권 지역에서 아파트를 주로 공급해온 양우건설은 기업형 임대사업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가운데 지난해 임대사업 관련 인력을 충원하며 전향적 태도를 보였다. 고문철 양우건설 사장은 "기업형 임대사업을 하고 싶은데 분양 중심으로만 사업을 진행해왔던 터라 임대사업에 대해 공부하고 있다"며 "그동안 자체사업이나 지역주택조합 사업을 중심으로 했는데 분양으로만 수익을 꾸준히 창출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 사장은 이어 "선진국으로 갈수록 전체 산업구도에서 건설산업이 차지하는 비중과 부가가치가 적다"며 "이자보상배율이 1만 넘는다면 임대사업도 해볼만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달리 아직 신중한 입장을 고수하는 건설사들도 있다. 다른 건설사들이 추진하는 경과를 살펴본 후 결정하거나 정부정책을 신중하게 검토해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한라는 정부가 내놓은 지원책들 덕분에 사업 여건이 종전보다는 나아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최병수 한라 사장은 "사업성이 어떨지 몰라 검토만 하고 있다"며 "과거의 조건에서는 (참여하기가) 어렵고 정부가 장려한다고 하니 어떤 조건인지 좀더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중소건설사인 이규황 위드건설산업 대표는 "건설업계의 일감이 많지 않다"면서도 "공공부문을 위주로 수주하다보니 기업형 임대에는 큰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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