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국내 개발사 중심 투자 늘려
-중국산 게임 다수 국내 매출 상위권 진출
-국내 업체들 "독창성, 기획력으로 승부"
[아시아경제 박나영 기자] 차세대 먹거리를 향해 세계를 누비는 중국 정보기술(IT) 공룡들이 한국 게임 시장에서도 위상을 강화하고 있다. 국내 게임사에 대한 지분투자는 물론이고 잘 만들어진 국내 게임을 사들여 중국에 유통시키는 IP계약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위기를 느낀 국내 게임업체들은 독창성 있는 게임기획력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업계 핫이슈 중 하나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였다. 16일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업계 사람들끼리 만나면 '알리바바 만났냐'는 질문이 많이 오갔다"고 말했다. 알리바바가 국내 게임업계에 관심을 갖고 접촉을 늘리고 있다는 반증이다. 또 다른 IT 공룡인 텐센트 또한 지난해 3월 넷마블게임즈에 5300억원을 투자하며 최대주주 자리(지분율 28%)에 올랐고, 이어 라인과 함께 네시삼십삼분에 1000억원대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이 관계자는 "투자내용을 공개하는 곳이 많지는 않지만 게임개발사들을 중심으로 중국의 투자가 늘고 있다. 국내 잘 만들어진 게임을 중국에 유통하려는 전략이다. 자금력이 달리는 개발사들로서는 중국의 투자가 반갑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국내 구글플레이 애플리케이션의 모바일게임 매출 상위권에서 중국산 게임을 만나는 것도 더 이상 신기한 일이 아니다. 15일 현재 넷마블게임즈가 서비스하는 중국산 게임 '리버스월드'가 매출 10위에 올라 있다. 중국 내 모바일 시장에서 한동안 1위 자리를 빼앗기지 않았던 도탑전기 또한 매출 14위에서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외 '드래곤가드' '아우라 레전드' 등도 20위권 내에서 흥행하고 있는 중국산 게임이다. 업계 관계자는 "도탑전기를 기점으로 중국 모바일게임의 인기가 날로 커지고 있어 나중에는 중국 모바일게임만 유통하는 퍼블리셔들이 생겨날 것 같다"고 전망했다.
국내 게임업체들은 게임시장이 국경 없는 경쟁에 돌입한 만큼 국내는 물론 중국에서도 '독창성 있는 게임'으로 승산을 보겠다는 전략이다. 최근 웹젠의 사례를 보면 중국에서 성공한 IP를 활용해 재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10여년 전 중국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던 '뮤 온라인'의 모바일 게임 버전 '전민기적'으로 중국 애플 앱스토어에서 매출 1위를 기록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게임 기술력이 높아졌다고 해도 여전히 게임 기획력과 콘텐츠는 한국이 우세하다. 독창성 있는 기획력은 여전히 국내와 중국에서 경쟁력을 가진다"고 말했다.
박나영 기자 bohe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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