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주요국 국채금리가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영국 경제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디플레이션과 전쟁 중인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효과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13일(현지시간) 지적했다.
최근 영국 5년물 국채금리는 1년만에 1% 아래로 내려갔다. 독일 5년물 국채는 이달 들어 계속 제로 근처를 맴돌고 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석달만에 2%선이 무너지고 30년물 국채금리 역시 사상 최저치로 내려갔다. 일본 10년물, 5년물 국채금리도 제로 수준이다.
주요국 국채금리가 연일 사상 최저치를 경신하는 것은 글로벌 디플레이션 우려 때문이다. 이날 영국 통계청은 지난해 12월 자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0.5%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14년 7개월만의 최저치다.
이에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디플레 우려가 영국까지 전염시키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
각국 정부의 디플레 전쟁을 더 어렵게 만드는 게 추락하는 유가다. 유가 하락에 따른 내수진작 효과가 미미한 데 비해 물가를 끌어내리는 속도는 매우 빠르다. 따라서 디플레 확산으로 글로벌 경기둔화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걱정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른 위험자산 회피 심리는 미국·독일 국채 등 안전자산 수요를 키우고 있다.
미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요하임 펠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각국 중앙은행이 기대 인플레이션을 높일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면서 "이미 각국 중앙은행의 신뢰도에 흠집이 생겼다"고 말했다.
디플레 공포 확산으로 금리인상 시기가 미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시장에서는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오는 9월이 돼야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영란은행(BOE)은 내년까지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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