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연구팀, 새로운 형성법 개발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새로운 개념의 DNA 나노구조 형성법이 개발됐다. 수십 시간 걸리던 기존의 DNA 형성을 10분 이내로 단축시킬 수 있다. 카이스트(KAIST·총장 강성모) 물리학과 윤태영 교수 연구팀은 자기집게를 이용해 DNA 나노구조의 형성을 실시간으로 관측하면서 새로운 DNA 나노구조를 형성하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29일 발표했다.
이번 기술이 상용화되면 표적 암치료제 등에 응용이 가능하다. DNA 나노구조에 논리적 코딩을 입력해 '특정 부위에만 작용하도록' 명령을 내릴 수 있다. 부작용 없는 암치료제가 가능한 셈이다.
이 기술은 열처리를 사용하는 기존 방법과 전혀 다른 역학적 방법을 이용해 DNA 나노구조 형성을 10분 이내로 빠르게 끝낼 수 있는 게 큰 특징이다. 2006년 개발된 DNA 오리가미 기술은 하나의 긴 뼈대 DNA를 여러 개의 짧은 '스테이플러' DNA들을 이용해 종이접기 하듯 접어 만들었다. 임의의 형태를 가지는 DNA 기반의 나노구조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방법으로 DNA 나노기술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기법이었다.
현재까지 사용되는 열처리 과정을 통한 DNA 나노구조 형성 방법에서는 DNA들 사이의 모든 상호작용들이 동시에 일어나기 때문에 DNA의 상태를 도중에 제어하기가 매우 어려웠다. 일반적으로 수십 시간이 걸리는 열처리 과정을 여러 번 반복해 최적의 조건을 찾아야 했다.
윤 교수 연구팀은 DNA 분자 하나에 역학적 힘을 가하면서 동시에 DNA의 상태도 측정할 수 있는 단분자 자기집게 기술을 이용했다. DNA 나노구조의 형성과정을 유도하는 동시에 관측이 가능했다. 기존 열처리 과정의 첫 단계인 고온 열처리에서는 긴 뼈대 DNA의 내부구조가 풀리게 되는데 연구팀은 이 상태를 유도하기 위해 긴 뼈대 DNA의 한쪽을 유리 표면에 부착하고 다른 쪽에 자성체를 부착한 뒤 자기력을 이용해 잡아당겨 뼈대 DNA의 내부구조를 풀어냈다.
이렇게 뼈대 DNA의 내부구조를 풀어내면 숨겨져 있던 반응부위들이 상온에서 드러나기 때문에 열처리 과정과 달리 스테이플러 DNA들이 1분 안에 빠르게 붙을 수 있다. 스테이플러 DNA들이 모두 붙은 이후에 자기력을 제거하면 자가조립과정을 통해 하나의 스테이플러 DNA가 뼈대 DNA의 다른 여러 부분에 붙게 되면서 구조가 접히게 되는 식이다.
윤 교수는 "기존의 열처리 방법에서는 DNA들의 반응이 동시에 섞여서 일어나기 때문에 어떤 온도에서 어떤 반응이 일어나는지 구분할 수 없었다"며 "자기집게를 이용해 구조형성 과정을 일련의 잘 연구된 DNA 반응들로 분해하면서 동시에 구조형성에 걸리는 시간도 10분 정도로 단축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에 개발한 나노구조 형성방법을 이용하면 더욱 고도로 프로그램 된 DNA 나노구조의 형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윤 교수와 함께 배우리 박사가 주도한 이번 연구 결과는 과학저널 네이처가 발행하는 자매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12월4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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