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인사이더 북한위기 등 6개 제시
[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외부 연설에서 늘 강조하는 게 하나 있다. 바로 아시아의 역설(패러독스)다.아시아는 경제협력은 긴밀해지는 데 안보와 정치 분야에서는 그에 상응하는 협력은 없고 오로지 긴장만 높아진다는 역설이다.
실제로 아시아의 경제강국인 중국과 일본,한국은 경제 분야에서는 뗄래야 뗄 수 없는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영토문제에서는 칼날 대치를 하고 있다. 중국과 일본은 서로 없어서는 안 될 교역 상대국이지만 댜오위다오 제도(일본명 센카쿠 제도)를 놓고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일 관계도 마찬 가지다. 한국과 일본은 각각 상대에게 주요 교역상대국이고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협력해야 할 국가지만 독도 문제를 놓고 다투고 있다.한국은 독도가 한국 영토인 만큼 분쟁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식민 통치 때 강제 점령한 일본은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면서 국제 재판소로 가져가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아시아 패러독스는 동남아 국가에서도 마찬 가지로 적용된다. 아세안 국가들과 중국은 긴밀한 경제협력 관계를 유지하지만 영유권을 놓고 치열하게 다투고 있다.
미국의 온라인 경제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최근 미국 워싱턴의 싱크탱크인 '미국외교협회(CFR)'의 2015년 세계 분쟁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남중국해 무력 충돌, 북한 위기 등 내년에 아시아에서 벌어질 수 있는 '악몽같은 여섯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해 주목을 받았다. CFR은 매년 미국의 국익에 영향을 주는 전세계를 아우르는 사건을 예측하기 위해 정부 관료,외교전문가,학자 등 2200여명을 설문조사해 발표한다. 다음은 그 시나리오다.
◆남중국해 무력대치=비즈니스 인사이더는 가장 먼저 '남중국해 무력대치' 시나리오를 꼽았다.
남중국해는 약 110억배럴의 석유와 190조 입방피트의 천연가스가 해저 지하에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중국은 남중국해 전역을 자기 수역이라고 주장하면서 말레이시아와 대만,필리핀,베트남.인도네시아와 마찰을 빚고 있다.
중국은 영유권 주장과 병행해 해군력을 대폭 증강시키고 있는데 베트남이 킬로급 잠수함 3척을 도입하는 등 나머지 국가들도 해군력 증강에 나서고 미국 또한 '아시아 중심' 정책을 펴면서 무력 충돌 가능성은 한층 더 높아졌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이 지역 근심의 근인은 미국이 필리핀과 맺은 방어조약을 근거로 중국과의 분쟁에 말려드는 것을 꼽았다. 미국의 해군력이 월등히 앞서지만 중국이 지역·접근거부 전략에 따른 탄도미사일 공격을 가할 경우 미국과의 충돌은 불가피해 보인다. 이에 따라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확률은 '중간' 정도지만 충격은 '큰' 것으로 평가했다.
◆북한 위기=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두 번째 시나리오로 '북한 위기'를 제시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북한 김정은의 권력 엘리트 숙청은 정권 장악을 강화했지만 동시에 쿠데타나 다른 형태의 내분 등 소요위험을 높였다고 평가했다.
더욱이 북한 정권은 핵무기를 개발하고 시험해 역내 긴장수위를 높이고 있다. 미국은 북한이 최소한 5개의 핵무기를 만들 정도의 플루토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더욱이 북한 인권상황의 국제형사재판소(ICC) 회부를 골자로 하는 유엔의 북한인권결의안 채택 등 국제사회의 압력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1962년부터 형제관계를 유지해온 쿠바가 미국과 국교정상화를 추진하면서 고립감이 더해진 북한이 극단의 선택을 할 수도 있어 보인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확률은 중간이지만 충격은 높은 것으로 평가했다.
◆동중국해 中日 대치=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 영유권을 둘러싼 중국과 일본의 영유권 분쟁을 세 번째 시나리오로 제시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확률은 낮지만 충격은 클 것으로 예상했다.
일본은 공식으로는 밝히지 않았지만 중국군의 상륙을 저지하고 점령시 탈환을 위해 수륙양용차를 도입하고 장거리 투사능력이 있는 수직이착륙기인 V-22 오스프리를 구매할 예정으로 있다. 양측 간 군사긴장 고조는 동맹을 체결한 미국의 개입을 불러온다는 점에서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인도 파키스탄 대치=인도와 파키스탄은 영국에서 독립한 이후 세 번의 전쟁을 치렀다. 이 중 두 번이 카슈미르 지역을 놓고 싸운 것이다.
두 나라는 종종 포격전을 벌이고 있기는 하지만 2003년 이후 위태 위태한 휴전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인구에서나 병력,무기량에서 인도가 월등히 앞서지만 두 나라는 핵무기에 집중 투자하고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한 만큼 우발 충돌을 배제하기 어렵다.
그러나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확률이 낮고 충격도 중간 정도에 그칠 것으로 평가했다.
◆중국 인도 간 충돌=중국과 인도는 세계에서 가장 긴 국경선을 공유하는 나라다. 두 나라는 카슈미르와 티벳 남쪽 영토에 대한 관할권을 주장하고 있고 1962년에 전쟁을 벌이기도 했다.
이후 인도는 중국군의 분쟁지역 진입 등에 대해 불만을 표시해왔지만 양국군 충돌 가능성은 낮고 영향력 또한 낮은 것으로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평가했다.
◆중국 내 소요사태=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마지막으로 중국내 소요사태를 꼽았다.
중국 신장위구르 자치지역에는 독립을 위한 폭탄 테러 등이 빈발하고 있어 중국에서는 불안요소로 남아 있다.
위구르 족이 지배하는 신장성은 중국으로부터 심한 차별을 받아왔다.이들은 자치 확대나 독립을 위해 중국 전역에서 테러 공격을 감행하고 있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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