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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북 수교를 어렵게 하는 북한과 쿠바가 다른 세가지 요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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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미국이 53년간 적대정책을 펴온 쿠바와 국교 정상화를 하겠다고 발표함으로써 이제는 미국과 북한 간의 관계에도 변화가 오는 게 아니냐는 다소 성급한 기대가 나오고 있다.


외교·대북 전문가들은 미국의 대북 정책에 변화가 일어날 것이며, 미북간 직접 접촉이 이뤄지는 게 아니냐는 기대도 흘러나오고 있다.

그러나 우리 외교부 당국자들은 이에 고개를 갸웃뚱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국과 쿠바의 관계와 미국과 북한 간의 관계는 본질에서 다르며, 따라서 쉽게 관계개선이 이뤄지기 어렵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물론 최근 들어 미국이 북한과 직접 대화를 바라는 듯한 발언이 나온 것은 사실이다. 미국의 대북 정책을 담당하는 미국 국무부의 대니얼 러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는 지난 16일 워싱턴 DC에서 열린 '한미중 공동과제와 협력전망'이라는 세미나에서 "미국은 그동안 북한과 기꺼이 직접 대화하려고 노력해왔으며 특히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북미 대화를 하는 데 주저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게다가 미국이 적대시한 이란과도 핵협상을 벌이고 있는 만큼 이제 남은 것은 북한 뿐이라는 시각이 팽배해 있다.


그렇지만 이는 지나치게 성급한 기대로 보인다.외교부 당국자는 19일 "북한은 쿠바와 세 가지 점에서 다르다"고 강조했다.


우선, 북한은 핵과 미사일을 개발중이며 미국을 직접 위협하고 있다. 쿠바는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때도 옛 소련으로부터 미사일을 들여왔을 뿐이다.


둘째, 북한은 핵실험을 강행해 유엔이라는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고 있다. 쿠바는 미국의 단독 제재를 받고 있을 뿐이다.


북한에 우호적인 중국과 러시아조차 북한의 비핵화를 강하게 지지하고 있다. 유엔은 북한이 2012년 12월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유엔 대북제재 결의2087호'를 채택해 기존 제재를 확대했다. 유엔은 또 지난해 2월 북한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의 지하 핵 실험장에서 3차 핵실험을 감행하자 14일 만인 지난해 3월7일 '대북제재결의 2094호'를 안전보장이사회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앞서 유엔은 2006년 10월 북한의 1차 핵실험에 대한 대응조치로 '대북 제재결의 1718호'를 채택해 핵무기를 개발하지 못하도록 금융과 무기류 거래 등을 통제했고 2009년 6월 북한이 2차 핵실험을 강행한 대응조치로 제재결의 1874호를 채택해서 제재 범위를 무기금수 및 수출통제, 화물검색, 금융과 경제제재로 확대했다.


미국이 북한과 수교하려면 유엔의 제재를 풀어야 하는 데 결코 쉽지 않은 외교 난제다.


총 4건의 유엔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과 달리 쿠바는 미국 독자의 금수조치라는 제재를 받고 있을 뿐이다. 또 쿠바에 대해서는 이스라엘과 말라위만 제외하고 모든 유엔 회원국이 해제에 찬성하고 있다. 중남미 국가들은 남북 아메리카의 단결과 협력을 위한 기구인 미주회의에서 1992년 축출된 쿠바를 다시 참여시킬 것을 미국에 일제히 촉구해왔다.미국의 결심만 서면 제재는 언제든지 풀리고 쿠바는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복귀한다.


쿠바 경제는 자금줄이었던 베네수엘라가 저유가의 직격탄을 맞아 휘청이면서 그의 파탄 직전이다.반면, 북한은 국제사회의 제재에도 근로자파견 과 자원수출,시장화 허용 등을 통해 내핍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셋째 무엇보다 북한은 미국의 신뢰를 잃었다. 미국과 북한은 2012년 2월29일 미국의 지원 대가로 북한은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중단, 핵·미사일 실험 유예(모라토리엄), 국제원자력기구(IAEA) 감시단 입북 허용 등을 골자로 하는 '2.29 합의'를 발표했다. 북한은 그러나 이후 핵실험을 강행했다. 따라서 미국은 비핵화를 위한 북한의 진정성있는 조치가 있지 않는 한 북한을 대화 테이블에서 만날 생각이 없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이 17일 기자브리핑에서 '압력을 가해 개방하고 행동을 변화시키는 쿠바에 정책을 수정한 동일한 논리로 북한과 관계 정상화를 고려하고 있느냐'는 물음에 단호히 "아니오"라고 말한 것은 미국의 대북 정책이 쉽게 변하지 않을 것임을 웅변한다.


미북 관계 정상화는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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